테네시 위스키 잭다니엘스 역사와 올드넘버7 젠틀맨잭 싱글배럴 애플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증류주가 뭔지 아세요. 바로 대한민국 하이트 진로의 소주입니다. 물론 다른 위스키나 진 보드카 같은 술들은 도수가 보통 40도인데 소주는 증류주라고 하기에는 도수가 16도 정도로 너무 낮아서 판매량이 이렇게나 많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러면 미국에서 만든 아메리칸 위스키 중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건 뭘까요?
잭다니엘스 판매량
바로 지금 이야기해 볼 잭다니엘스입니다. 2022년 1460만 박스가 팔렸는데, 한 박스에 9리터라고 하니까 약 1억 3000만 리터입니다. 잭다니엘스 한 병에 700ml라고 치면 2022년 한 해에만 1억 8000만 명 정도가 팔린 겁니다. 세계 170여 개국에서 판매하고 있고 판매량도 코로나 때 잠깐 주춤하긴 했지만, 계속해서 우상향 하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위스키 중 하나인데요. 우리는 보통 잭다니엘 하지만 정확한 명칭은 병에 쓰인 대로 잭다니엘스입니다. 잭다니엘스 증류소 제품 중에 가장 유명한 게 올드넘버 7이고 여기에 더해서 잭 허니, 잭 애플, 젠틀맨잭, 싱글 배럴 등도 있습니다.
잭다니엘과 네이선 그린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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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잭다니엘스를 맛있게 마시려면 잭다니엘스가 어떤 술인지 스토리를 알아야겠죠. 잭다니엘은 사람 이름입니다. 잭다니엘 증류소의 창립자 재스퍼 뉴튼 다니엘은 자신의 별명인 잭다니엘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술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서 잭다니엘스로 술 이름을 붙입니다. 밸런타인, 조니워커, 짐빔도 다 사람 이름을 따서 붙인 술들입니다. 잭다니엘은 부모에게 버림을 받으며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는 덴콜이라는 목사의 집에서 머물며 일을 했는데, 목사는 농장도 가지고 있고 여기서 나온 농작물로 위스키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잭다니엘이 여기서 위스키 만드는 일을 했는데 그에게 위스키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사람이 콜농장의 노예였던 네이선 그린이라는 사람입니다.
여성 마스터 블렌더 빅토리아 버틀러
남북전쟁이 끝나고 나서 잭다니엘은 콜 목사의 위스키 사업을 인수하게 되고 노예에서 해방된 네이선 그린은 잭다니엘 증류소의 초대 증류주 장인으로 일하게 됩니다. 잭다니엘이 증류소를 지금의 위치인 린치버그로 옮기기 전까지 함께 일했고 증류소를 옮긴 후에도 그의 아들인 조지 그린이 증류소에 합류합니다. 그러니까 잭다니엘에게는 정말 중요한 사람이었던 거죠. 그의 후손 중 한 명인 빅토리아 버틀러는 위스키 업계에선 흔치 않은 여성 마스터 블렌더로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린 집안이 대대로 위스키 업계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잭다니엘 사망
위스키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던 잭다니엘은 조금 황당하게 사망했는데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어느 날 잭다니엘이 금고문을 열려고 했는데, 비밀번호가 생각이 안 나서 한참을 헤매다가 화가 나서 금고를 발로 걷어찼는데, 이때 발가락을 다치고 이게 제대로 치료가 안 되어 감염되면서 결국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결혼도 안 했고 자식도 없던 그는 사망 전에 자신의 사업을 조카에게 물려주고 세상을 떠납니다. 잭다니엘 증류소는 현재 거대 주류 기업 중 하나인 브라운포맨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테네시 위스키와 버번위스키
잭다니엘스만큼 유명한 미국의 위스키가 짐빔이죠. 이 두 술의 차이점은 뭘까요? 찾아보시면 잭다니엘스는 테네시 위스키라고 병에 적혀 있고 짐빔은 버번위스키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테네시 위스키와 버번위스키는 규정이 유사합니다. 옥수수를 51% 이상 사용해야 하고 반드시 새 참나무통을 태워서 사용해야 하고 증류한 원액의 알코올 도수가 80도를 넘으면 안 되고 병에 담을 땐 반드시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이어야 하고 등등 많은 부분이 유사하지만, 두 술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링컨 카운티 프로세스라고 불리는 차콜 멜로인 과정에 있습니다.
단풍나무 숯으로 여과
잭다니엘스 증류소에서는 슈거메이플 즉 설탕단풍나무를 쌓아서 여기에 위스키를 붓고 정말 검게 태워서 단풍나무 숯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걸 커다란 통에 담고서 단풍나무 숯 위로 증류원액을 한 방울 한 방울씩 떨어뜨립니다. 그러면 숯 사이로 위스키가 지나가면서 거친 냄새 같은 게 잡히고 향이 깔끔해진다고 합니다. 왜 소주도 대나무 숯을 이용해 걸렀다고 이런 홍보도 있고 보드카 같은 술도 자작나무 숯으로 여과하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숯에는 기공들이 있기 때문에 여길 지나가면서 거친 술맛이 좀 잡히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떨어트린 증류 원액이 전부 아래로 내려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무려 3일에서 5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SOUR MASH
이렇게 받아낸 원액을 직접 만든 새 오크통에 넣고 4년에서 7년 정도 숙성을 하면 잭다니엘스 올드넘버 7이 되는 것입니다. 병을 보면 SOUR MASH라고 쓰여 있습니다. SOUR MASH는 술을 만드는 기법의 하나인데요. 위스키는 간단히 말해서 맥아나 옥수수 등의 곡물을 발효시켜서 술을 만들고 이걸 증류해서 오크통에 담는 겁니다. 곡물을 발효시키고 나면 곡물 찌꺼기가 남을 거잖아요. 이 찌꺼기는 보통 약산성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맛을 보면 좀 시큼한데, 이 시큼한 술지게미를 버리지 않고 다음 발효 때 원재료와 함께 넣습니다. 이런 과정을 SOUR MASH라고 하는데, 이걸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술의 발효 초기에는 아무래도 주변의 다른 잡균에 의해서 술이 오염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때 약산성을 띠면서 어느 정도 알코올이 존재하는 지게미를 넣어주게 되면 잡균으로부터 오염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올드넘버 7
요즘에는 잘 사용하진 않는 방법이지만 잭다니엘스 올드넘버 7은 아직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술을 만들 때 주세법상 이런 사워매쉬 방법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술 뒷면에 보면 산도조절제라고 쓰여 있습니다. 주로 발효 초기에 넣어서 술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여튼 잭다니엘스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올드넘버 7은 향이 꿀 같은 달콤한 향의 바닐라 향이 특징적입니다. 알코올이 코를 치는 건 살짝 있지만 전반적으로 바닐라 계열의 달달한 향에 약간의 후추 향이 있는데 맛에서는 향만큼 단맛이 강하진 않고 구운 토스트 같은 뭔가 고소한 풍미의 태운 맛이 느껴지고 마무리에서는 알코올 향이 입안에 남습니다. 안주 없이도 마실 만하긴 한데 고기가 곁들여지면 더 훌륭할 듯합니다.
젠틀맨잭
젠틀맨잭은 기본적으로 올드넘버 7과 재료 배합은 똑같다고 합니다. 그런데 젠틀맨잭은 앞서 얘기한 차콜멜로인 과정이 한 번 더 들어갑니다. 술을 증류해서 오크통에 넣기 전에 한 번, 오크통에 숙성시킨 다음에 짧게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의 여과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더 부드러운 게 특징이라고 하는데요. 향을 맡아보면 올드넘버 7이 좀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젠틀맨잭은 넘버 7과 캐릭터는 비슷한데 향은 좀 더 순한 느낌입니다. 맛은 젠틀맨잭이 마무리가 알코올 냄새 없이 조금 더 부드러운 듯합니다. 넘버 7에서 단맛은 살짝 빠지고 오크통 풍미가 더 느껴집니다. 나무 맛이 더 느껴져서 이 점이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싱글 배럴 셀렉트
싱글 배럴 셀렉트는 여러 오크통에 담긴 술 중에서도 맛이 아주 좋은 것만 특별히 골라서 딱 오크통에 있던 술만 담은 위스키입니다. 그래서 싱글 배럴, 하나의 오크통을 셀렉트 선택했다고 해서 싱글 배럴 셀렉트입니다. 모든 병을 보면 오크통 번호가 나와 있습니다. 도수는 45도 용량은 700ml 가격은 데일리 샷에서 8만 8900원 정도에 판매됩니다. 향을 맡아보면 확실히 향이 더 진한 느낌이며 살구나 자두 같은 과일 향이 살짝 느껴지고 약간 본드 같은 휘발성 향에 넘버 7이 바닐라 쪽 향이라면 이 술은 좀 더 과실향이 느껴집니다. 맛에서도 넘버 7과는 좀 다르게 느껴지는데 말린 자두 같은 과실 느낌이 좀 나고 역시나 나무 풍미가 좀 짙게 느껴지는데 알코올 튀는 것도 안 느껴지고 짙은 오크의 풍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평소에 잭다니엘스 좋아하셨다면 싱글 배럴 셀렉트는 한 번쯤은 드셔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리큐르 잭다니엘스 애플
다음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잭다니엘스 허니와 잭다니엘스 애플을 보겠습니다. 잭다니엘스 애플과 허니는 새로 나와서 유행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일단 뒷면을 보면 겉보기에 위스키 같지만 우리나라 주세법상으로 따지면 위스키는 아니고 리큐르입니다. 리큐르는 쉽게 표현해서 증류주에 당분을 많이 넣어서 달달한 술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재료를 보면 정제수, 주정, 위스키, 설탕, 천연사과 향, 캐러멜색소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표기상으로는 진짜 사과가 들어간 흔적은 안 보입니다. 용량은 700ml 도수는 35도고 가격은 트레이더스에서 4만 원 초반 정도에 나옵니다. 맛을 한번 살짝 봤는데 설탕물에 사과 농축액이 들어간 맛입니다. 초록병 소주 특유의 쓴맛이 중간에 확 올라오는데요. 이 술은 그냥 가볍게 칵테일 만들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리큐르 잭다니엘스 허니
마지막으로 잭다니엘스 허니를 보겠습니다. 이것도 잭다니엘스 애플처럼 리큐르입니다. 도수는 35도이고요. 정제수, 주정, 위스키, 설탕, 천연 벌꿀 향, 천연 벌꿀, 캐러멜 색소가 들어갔습니다. 데일리 샷에서 4만 원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맛을 보면 꿀과 술이 섞인 맛인데 그렇게 특색이 있거나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냥 니트로 마시기에는 돈 주고 사서 마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같은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좋은 위스키가 많이 있거든요. 위스키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이런 리큐르로 입문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잭다니엘스라는 브랜드를 달고 새로 나왔기 때문에 마셔보고 싶은 호기심은 생기는데 인기가 계속 있을지는 의문이 드는 제품입니다.
마무리
여기까지 잭다니엘스에 얽혀 있는 역시와 테네시 위스키의 특성을 살펴보았고 대표 제품인 올드넘버 7, 젠틀맨잭, 싱글 배럴 셀렉트 그리고 리큐르 잭다니엘스 애플, 잭다니엘스 허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느낀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