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는 잘 몰라도 조니워커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술인데 드링크 인터내셔널이라는 주류 전문 매체에서 매년 가장 많이 팔린 증류주 순위를 내놓는데 스카치위스키 중 가장 가장 많이 팔린 위스키가 바로 조니워커입니다. 오늘은 조니워커를 제품별로 분류해 보고 맛은 어떻게 다르고 조니워커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함께 보겠습니다.
조니워커 정규 라인업
조니워커의 정규 라인업을 먼저 말씀드리면 조니워커 레드, 블랙, 더블 블랙, 그린, 골드 리저브, 조니워커 18년, 조니워커 블루라벨 순서로 비싸집니다. 이 조니워커는요 사람 이름입니다. 창립자 '존 워커'의 이름을 사용한 제품명입니다. 1819년 존 워커는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물려받은 농장을 팔고 그 돈으로 식료품점을 열게 됩니다. 이때가 1820년이고 그의 나이는 겨우 14살에서 15살 때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병을 보면, 1820년에 설립되었다고 딱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조니워커 레드 라벨
그럼 조니워커 레드라벨부터 보시겠습니다. 병을 보면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라고 쓰여 있습니다. 블렌디드, 즉 뭔가 섞였다는 뜻입니다. 위스키 중에 맥아 100%로 만든 위스키를 몰트위스키, 맥아는 조금 들어가고 밀, 옥수수, 호밀 등의 곡물로 만든 위스키를 그레인위스키라고 합니다. 이 두 위스키를 섞은 위스키를 블렌디드 위스키라고 하는데요. 조니워커의 역사는 이 블랜딩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장사 수완이 좋았던 존 워커는 그때 당시 품질이 들쭉날쭉했던 싱글몰트 위스키들에 대한 손님들의 불만을 잘 읽어냈습니다. 스카치위스키가 정식적으로 합법화가 된 건 1823년이고 존 워커가 위스키를 팔기 시작한 것도 이쯤이니까 이때 당시에는 산업 초창기라 아무래도 품질이 불안정했던 거죠. 식료품점에서 이 몰트위스키들을 섞어서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이게 시장에 제대로 먹혀들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1860년에 몰트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를 섞어서 판매할 수 있게 법이 개정되면서 존 워커의 아들인 '알렉산더 워커'가 1867년에 조니워커의 첫 정식 제품인 올드 하이랜드 위스키를 출시합니다. 그리고 1909년 알렉산더 워커의 아들인 '알렉산더 2세'가 지금도 활용되고 있는 컬러 라벨을 도입합니다.
기존에 생산되던 올드 하이랜드 위스키 세 종류가 화이트 라벨, 레드 라벨, 블랙 라벨로 바뀌게 됩니다. 화이트 라벨은 단종이 됐고 지금은 레드라벨이 조니워커 라인업 중 가장 엔트리급 라인입니다. 이마트에서 700mL에 2만 7800원 정도입니다. 이 조니워커 레드라벨은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즐겨 마셨기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주로 아침에 조니워커 레드에 탄산수를 섞어서 마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이볼을 그때부터 즐겼던 것이죠. 맛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느끼기에 가장 특징적인 향은 약간 꽃향기 같은 게 느껴집니다. 오크 향보다는 오크통에 넣기 전 화이트 스피릿이라고 하는 순 증류주의 향이 느껴집니다. 가끔 소주에서도 조니워커 레드와 비슷한 꽃 향이 나는 술이 있습니다. 근데 알코올 기운이 좀 강해서 향을 제대로 맡기가 힘듭니다. 이런 경우에는 위스키에 미지근한 물을 살짝 섞는 편입니다. 확실히 향을 맡기가 한결 수월해져 스모키한 향이 더 느껴지고 사과 계열의 과실 향도 느껴집니다. 하이볼용 가성비 위스키로 많이 추천되는데 하이볼 타기에 괜찮은 위스키인 것 같습니다.
조니워커 블랙 라벨
다음으로, 조니워커 블랙입니다. 조니워커 블랙은 가성비 위스키의 정수를 보여주는 위스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냥 니트로 마셔도 좋고 하이볼로 즐기기도 좋은 위스키입니다. 물론 하이볼로 만들었을 때는 특유의 스모키함이 있어서 이 부분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 돌고 돌아 조니워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게 블렌디드 위스키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여러 술을 일정한 비율로 섞기 때문에 항상 품질이 일정하고 또 밸런스가 잘 맞습니다. 다만 뭔가 특징적으로 뚜렷한 향을 콕 집어내기는 좀 힘듭니다. 그런데도 저렴한 가격에 두루두루 즐기기 좋은 위스키가 조니워커 블랙 라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병을 보시면 레드 라벨과 가장 눈에 띄게 다른 건 바로 숙성 연수 표시입니다. 레드 라벨은 숙성 연수를 표시하지 않은 NAS 제품이고 블랙 라벨은 12년 숙성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에는 12년 된 위스키와 그 이상 숙성된 위스키가 들어가 있을 수 있는데 그중 숙성 연도가 가장 적은 12년을 표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이마트에서 700 ml에 4만 7800원 정도입니다. 맛을 보면 향에 알코올 감이 있긴 한데 레드라벨만큼 코를 찌르지는 않습니다. 흙냄새도 살짝 느껴지는데 알코올 기운 때문인지 특징적인 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단맛은 많이 느껴지지 않고 사과 계열의 과실 향이 느껴지다가 끝에서 스모키 한 여운이 감돕니다. 하이볼로 드시면 이 스모키 한 느낌을 더욱 잘 느끼실 수 있습니다. 니트로 마시기에도 가격 대비 정말 훌륭한 맛입니다.
조니워커 더블 블랙
조니워커 더블 블랙을 보겠습니다. 조니워커 블랙하고 차이는 스모키함이 좀 더 강조됐다는 것인데요. 조니워커는 40여 종의 원주를 섞어서 만든다고 알려져 있는데, 더블 블랙은 스모키 한 탈리스커나 쿨일라 위스키를 더 추가했다고 합니다. 이름 그대로 블랙보다 더 진한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마트 700 ml에 5만 68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뭔가 병부터 남자 느낌을 뿜어냅니다. 조니워커 병들은 모두 네모로 각진 모습에 라벨이 삐뚤게 붙여져 있습니다. 이게 1867년에 조니워커의 아들 알렉산더 워커가 상자에 술을 더 많이 싣기 위해서 병을 네모 모양으로 바꾸고 라벨도 소비자들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서 기울여서 붙였다고 합니다. 자료마다 이 각도가 24º다 20º다 말이 다른데 조니워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20º라고 되어 있습니다. 더블 블랙 제품은 블랙과는 다르게 숙성 연수가 표시되지 않은 NAS 제품입니다. 향은 블랙보다는 맡기 편합니다. 느끼기에는 스모키 하거나 가죽 향 같은 게 진하진 않고 오히려 블랙보다는 레드에서 조금 더 진해진 느낌입니다. 근데 물을 좀 타보면 확실히 가죽 향이나 스모키함이 살아납니다. 맛을 보면 향에서보다도 더 확실하게 스모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물을 조금 타서 드셔보시면, 과실 향도 느껴지면서 태운 음식을 먹는 듯한 스모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금 미끄덩한 질감이 특징적이고 블랙 라벨보다는 과실의 산미는 줄고 더 묵직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스모키한 위스키를 좋아하신다면 더블 블랙이 괜찮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다만 2만 원 정도 더 주고 그냥 탈리스커 10년을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지인 거 같습니다.
조니워커 그린 라벨
이번에는 조니워커 그린 라벨 순서입니다. 워낙 높은 인기로 구하기 힘든 위스키가 되었습니다. 들어가는 위스키들도 다릅니다. 블렌디드 위스키의 특징을 부여하는 중요 위스키들을 키몰트라고 부르는데 조니워커 그린 라벨은 탈리스커, 쿨일라, 크라겐모어, 링크우드 이 네 가지가 키몰트라고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그린 라벨은 블렌디드 몰트위스키입니다. 그러니까 모두 100% 맥아로 만든 몰트위스키들을 섞은 위스키입니다. 조니워커의 다른 라인업들은 모두 블렌디드 위스키인 반면에 그린 라벨 시리즈만 블렌디드 몰트위스키입니다. 그린 라벨은 700mL에 7만 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으면서 가격 대비 맛이 좋아서 정말 구하기 너무 힘들어졌고 높은 인기로 인해서 10만 원대에 판매하는 곳도 있는데, 솔직히 웃돈 주고 살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린 라벨은 15년 숙성 연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냄새는 요오드 같은 향이 느껴집니다. 피트향도 제법 느껴지는데 엄청 강한 정도는 아닙니다. 코를 찌르는 알코올 느낌도 많이 없고 잘 맡으면 달짝지근한 향도 느껴지고 물을 살짝 타면 향이 더 좋아집니다. 짭짤한 맛에 입안에 과실 산미도 돌고 여운도 스모키하게 끝나고 여운이 꽤 오래갑니다. 특유의 짭짤하고 끝맛에서 느껴지는 요오드 향 때문에 호불호는 있겠지만, 묵혀두고 먹기에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근데 이런 정로환, 요오드 같은 피트향이 익숙지 않은 분들이라면 먼저 더 저렴한 피트 위스키로 경험을 해 보시고 구매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조니워커 골드 리저브, 조니워커 18년
조니워커 골드 리저브는 그냥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지금 이마트에서 구입할 만한 위스키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부터 750mL를 15000원 할인하여 판매 중인데 트레이더스 가격보다 더 저렴합니다. 형님들 중에는 1995년에 출시한 '조니워커 골드 15년'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 술은 지금 '조니워커 18년'으로 이어지고 있고 조니워커 골드 리저브는 기존 골드와는 다른 술입니다. 조니워커 그린보다 약간 높은 급으로 나온 제품인데 그린이 쉽게 품절돼 버리고 가격이 상승한 요즘 상황에서 골드 리저브가 7만 원 미만 대라면 충분히 구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향을 맡아보면 코를 박아도 알코올 감이 엄청 강하진 않고 화사한 향기가 느껴집니다. 특히 물을 조금 타면 이 꽃향기 같은 화사한 향기가 확 살아납니다. 물을 살짝 타고 입안에 계속 머금고 있으면 코안 쪽까지 향긋함이 쫙 퍼집니다. 단맛도 많이 없고 스모키함도 거의 없어서 무난합니다. 물을 안 타고 마시면 오히려 엄청 심심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 술은 물을 살짝 타서 입안에 오래 머금으면서 즐기면 또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7만 원 미만의 위스키로 니트도 무난하게 마시고 하이볼로도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니워커 블루 라벨
마지막으로, 조니워커 블루라벨입니다. 이 술은 뭐 다른 설명에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미 고급술의 대명사처럼 국내에서 매우 유명한 위스키입니다. 블루라벨은 조니워커의 상징인 스트라이딩맨이 잘 안 보입니다. 대신 병마다 고유 번호가 있고 스트라이딩맨은 옆으로 살짝 빠져있습니다. 이 스트라이딩맨은 1900년대 초반에 만화가 '톰 브라운'이 만든 캐릭터입니다. 조니워커의 관리자 중 한 명과의 식사 자리에서 메뉴판을 뒤집어서 그린 스트라이딩맨이 정식적으로 조니워커의 로고가 됩니다. 후에 계속해서 조니워커 광고에 쓰였고 지금은 걷는 방향이 바뀌어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걷고 있는 스트라이딩맨을 조니워커 병마다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700ml 제품 가격은 면세점에서는 20만 원대이며 대형마트나 일반 매장에서는 30만 원대로 판매 중입니다. 참고로 일본은 현지에서 인터넷으로도 위스키 구입이 가능하고 블루 라벨 750ml 가격이 18만 원입니다. 국내 위스키 가격을 생각할 때마다 진짜 속상합니다. 블루라벨도 숙성 연수가 표시되지 않은 NAS 제품인데 60년 된 원액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향부터 다릅니다. 따로 마실 땐 잘 모를 수 있는데, 저렴한 술들과 직접적으로 비교해서 마시면 왜 비싼 게 비싼지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약간 풀 향도 있고 달짝지근한 향도 있으며 물을 살짝 타보면 사과 같은 과실 향이 터집니다. 맛을 보면 밸런스가 상당히 잘 잡혀 있고 적당한 산미에 알코올 감은 거의 없고 스모키함도 은은히 여운으로 느껴져서 좋은 거 같습니다. 직관적으로 맛있다는 표현이 절로 나오는 위스키인 것 같고 그래서 선물용으로도 많이 구매하시는 것 같습니다.
조니워커 정리
정리를 해보자면 아직 조니워커를 한 번도 안 드시고 가성비 좋은 술을 찾는다고 하시면 조니워커 블랙을 권해 드릴게요. 블랙은 마셔봤고 다른 걸 마셔보자 하신다면 현시점에서 세일하고 있는 골드 리저브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가격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두루두루 즐길 수 있는 맛있는 걸 찾으신다면 역시 블루 라벨만 한 게 없는 거 같습니다. 위스키를 즐기기에는 정답은 없으니까 그냥 니트로도 드셔보시고 물을 살짝 타서 드셔보시고 하이볼로도 드셔보시고 한 병을 구매하셔서 이렇게 저렇게 드셔보시면서 재미있게 위스키를 즐기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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