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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에서 시간을 거슬러 레트로 여행

by 궤적76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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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여행
교동도여행

교동도는 6·25전쟁 때 황해도 연백에서 피난 온 실향민이 모여 사는 섬이었다.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외딴섬이었기에 1960, 1970년대 풍경이 아직 남아 있다. 주민들은 교동도가 레트로 열풍을 타고 인기 여행지가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사실 교동도는 실향민의 섬이기 전에 고려시대 향교와 조선시대 읍성이 있고, 조선 왕족들이 유배됐던 오랜 역사의 현장이다.

 

고향에서 찾아온 반가운 손님 교동 제비

교동도가 강화도 본섬과 교동대교로 연결됐어도 다리 입구에서 군인이 신분증을 확인한다. 교동도와 북한의 거리가 2.6km에 불과한 접경 지역임을 실감한 다. 황해도 주민이 잠시 피난 내려왔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교동도에 정착한 세 월이 어언 70년. 이들이 이곳을 떠나지 못한 이유는 고향에 돌아갈 꿈을 꿨기 때 문이라고. 실향민들은 제비를 보며 향수를 달랬다고 한다. 제비가 고향 연백 땅에서 물 어온 지푸라기나 흙으로 집을 짓는다고 생각해서다. 주민 얘기를 듣고 지붕 밑을 유심히 살펴보니, 빈 제비집이 종종 눈에 띈다. 지난겨울 따뜻한 곳으로 날아갔던 제비들이 곧 고향 소식을 물고 다시 교동도로 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제비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 주민들이 그게 아 쉬웠는지 교동 관광안내소 이름을 공모해 ‘제비집’이라 지었다. 방문자센터이자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1층에 강화 특산물과 간식거리를 팔고, 2층에 카페 쉼터와 전망대, 교동도 역사 전시관이 있다. 교동도 여행 전에 제비집에 먼저 들르면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캘 수 있다.

교동이발관
교동이발관

 

실향민들의 삶터 대룡시장

제비집 뒤편이 교동도 명소인 대룡시장이다. 6·25전쟁 때 대룡리에 피란민 연락소 가 있어서 실향민이 자연스레 모여들었고, 골목 시장이 형성된 것. 아마도 고향의 연백 시장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시장을 세우지 않았을까. 교동도가 오랫동안 외지인 출입 이 통제되어 대룡시장의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길이 300mm 정도의 비좁은 골목, 단 층 건물들, 손글씨로 쓴 간판 등이 옛 시절을 박제해 놓은 것 같다. 이발소, 약방, 잡화 점, 신발가게, 식료품점, 떡집, 다방 등 작은 가게들이 처마를 맞대고 열차 객차처럼 늘 어섰다. 주말에는 시장통을 꽉 메운 구경꾼이 꼬리잡기하듯 밀려든다. 대룡시장에서 소문난 떡집에 갔더니, 황해도 인절미인 ‘강아지떡’을 판다. 떡집 주 인이 주문받는 즉시 찹쌀 반죽에 팥을 넣고 길쭉하게 빚어낸다. 콩고물 묻힌 떡을 가지 런히 놓아두니 갓 태어난 강아지를 닮았다. 주인 말로는 일제강점기 때 황해도 사람들 이 굶주린 아이들에게 주려고 빚은 떡을 일본군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강아지에게 먹 일 떡이라고 속인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교동도 청춘브라보
교동도 청춘브라보

떡집 옆 교동도 문화 체험 공간인 ‘청춘브라보’는 1950년대 초가지붕의 흔적을 간 직한 건물이다. 대룡시장 대부분의 건물이 1970년대 새마을운동 때 나라에서 지급한 목재와 슬레이트로 고쳐진 터라 보기 드문 역사 자료이다. 50년 넘게 교동도를 지킨 교동이발소는 자녀가 운영하는 분식집으로 바뀌었다.이발소 간판 밑에 달린 제비 둥지 두 개가 할아버지 이발사의 지난 세월을 이야기한다. 교동이발소와 역사를 같이한 교동 약방은 문이 닫혔다. 할아버지 약사의 안부가 궁금하다. 메인 골목을 벗어나 가지 친 골목으로 들어서자 정겨운 ‘그때 그 시절’ 벽화가 기다린다. 벽화 앞에서 사진을 실컷 찍 고 시장통 골목을 나선다. 시장 주변에 새로 생긴 농산물 직 거래 시장, 카페, 프리마켓 부스로 활기가 넘친다.

교동도 바로가기
교동도 바로가기

해당페이지는 강화군 문화관광부에서 운영하는 페이지로 교동도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가 있습니다.

교동도의 역사 유적지

폭군이라 불린 연산군은 교동도 화개산 자락에 유배됐다. 첩첩산중이었을 그곳이 지금은 모노레일이 지나다니는 아름 다운 꽃밭 화개정원이 되었다. ‘연산군 유배지’가 새겨진 표 지석 옆에 교동도유배문화관이 들어섰다. 교동도에는 연산군 뿐만 아니라 안평대군, 숭선군, 임해군, 영선군 등 많은 조선 왕족이 유배됐다. 그 정도로 고립된 섬이었다는 얘기다.

연산군 유배지
연산군 유배지

화개산 남쪽에는 1629년(인조 7년)에 쌓은 교동읍성이 있다. 동·남·북쪽에 성문이 있는데, 흔적이라도 남은 남문만 복원됐다. 남문 한쪽에는 새로 지은 성벽이, 한쪽에는 허물어 진 옛 성벽이 대조를 이룬다. 교동읍성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있는 교동향교는 예상치 못한 보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인데, 오래된 건물에서 풍기는 멋스러움에 반했다. 홍살문에서 향교로 이 어지는 가로수길과 향교 마당에서 보이는 바다는 또 어떻고. 갈라지고 휘어진 명륜당 툇마루에 앉아 봄볕을 쬐는 순간이 소중하다. 홍살문 옆 지방 관직들의 비석 40개를 한곳에 모 아 둔 읍내리 비석군도 인상적이다.

 

교동 제비집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남로 20-1 문의 032-934-1000

이용 시간 하절기 10:00∼18:00/ 동절기 10:00∼17:00 (매월 2·4주 일요일 휴관)

 

바다가 보이는 정자
바다가 보이는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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