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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테러리스트, 얼굴 없는 예술가-뱅크시 이야기

by 궤적76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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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의 욕구는 곧 창조의 욕구" 아트 테러리스트,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는 충격적인 작품과 퍼포먼스로 많은 사람을 열광시키고 있습니다. 때로는 작품을 파괴하며 때론 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는데요. 뱅크시의 예술 세계는 아주 특별합니다. 작품 자체만이 아니라 다양하고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놀라게 하죠. 특히나 특유의 풍자와 관점을 담은 활동들은 예술계의 권위를 무너뜨리거나 세상에 갖가지 문제를 짚어냈는데요. 그의 이러한 혁명적인 활동들은 많은 사람의 영감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현존하는 아티스트 중 가장 유명한 예술가가 됐죠. 하지만 그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습니다. 뱅크시가 철저히 자신의 신분을 숨겼기 때문이죠.

꽃다발을 던지는 남자뱅크시 작품
뱅크시 작품들, 출처:네이버

뱅크시의 알려진 부분

그가 예술을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곳은 1990년 영국 브리스틀시입니다. 뱅 뱅크시는 브리스틀시 담벼락에 낙서를 남기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했죠. 하지만 당시에 브리스틀시에서 그래피티는 불법이었습니다. 예술가들을 잡기 위한 경찰들의 단속이 심했죠. 그 때문에 뱅크시는 자신의 그래피티를 빠르게 남기고 도망가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뱅크시의 시작

이를 위해 '스텐실'이라는 기법을 활용했는데요. 이는 두꺼운 종이나 필름 판에 원하는 모양대로 구멍을 뚫고 잉크를 분사해 찍어내는 기법을 말합니다. 따라서 미리 준비한 틀을 들고 다니며 건물 외벽과 담벼락에 고정하고 재빠르게 스프레이를 뿌린 뒤 자리를 뜰 수 있었죠. 이렇듯 준비한 형태를 이용하는 기법 덕에 그의 그래피티 작품 속에선 반복적인 이미지들이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유인원, 경찰, 어린아이 등 뱅크시가 자주 사용한 요소 중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것은 바로 '쥐'입니다. 세상이 가장 어두운 순간에 돌아다니며 생존하는 쥐는 저항과 생명력을 상징하죠. 이는 끊임없이 자신의 낙서를 지으려는 권력과 권위에 대한 저항과 생존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더불어 쥐는 예술이라는 단어의 순서를 뒤바꾼 것이기도 한데요. 예술이라는 전염병을 확산시킨다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뱅크시 작품들뱅크시 작품들
뱅크시 작품들, 출처:네이버

뱅크시의 철학

뱅크시의 예술은 번쩍이는 미술관이 아닌 길거리로부터 시작했죠. 뱅크시는 이후로도 지속적인 그래피티 활동으로 영국 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분은 철저하게 숨겼죠. 대중에게 알려진 사람은 그래피티를 할 수 없다. 둘은 양립 불가능한 요소다. 뱅크시는 자신의 예술이 존재하기 위해서 자신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분을 철저하게 숨긴 뱅크시는 자신의 그림 속에 다양한 메시지를 담았는데요. 반전주의, 반자본주의 등 기존 사회 현상들에 대한 비판들이었죠. 그는 이러한 자신의 철학을 풍자적으로 그려냈는데요.

 

뱅크시의 대표작

'화염병 대신 꽃을 던지는 남자' '전쟁으로 울고 있는 소녀의 손을 잡은 미키마우스' 등 대비되는 이미지를 함께 섞어 본인의 메시지를 극대화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직설적이었고 또 정확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샀죠. 그의 작품들은 그것이 그려진 공간과 관계를 맺기도 했는데요. CCTV를 활용해 국가의 감시를 드러내거나, 벽면의 모서리를 활용해 대비되는 이미지를 섞어 비극을 극대화하는 등 창의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제시하죠.

 

뱅크시 열풍

그의 작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그의 작품으로 종종 전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작품은 이미 유명한 컬렉터들에게 비싸게 팔리는 등 주류미술계로부터의 관심을 받기도 했죠. 길거리로부터 출발해 주류 미술의 인지도를 얻은 특이한 현상을 보고 '뱅크시 이펙트'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뱅크시 작품들뱅크시 작품들
뱅크시 작품들, 출처:네이버

뱅크시 일화1

명성을 얻기 시작한 뱅크시는 2005년 기가 막힌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과 박물관에 자신의 전시를 연 것이죠. 하지만 이것은 공식적인 전시가 아니었습니다. 뱅크시 본인만 알고 있었던 비밀 전시였죠. 기존의 박물관에 자기 작품을 몰래 걸어놓은 것인데, 대형박물관에는 고대 석조미술 사이로 쇼핑 카트를 미는 원시인을 그린 돌을 놓아두거나 자신이 그린 말도 안 되는 초상화를 걸어두는 식이였죠. 그의 작품들은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이 지나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명화라고는 하지만 작품을 제대로 보지 않는 관람자와 미술관 모두를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허례허식만 남아 있는 주류 미술을 비판하는 것이었죠. 이러한 그의 파격적인 행보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뱅크시는 이렇듯 주류 예술 권위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작품들을 계속해서 선보였습니다.

 

뱅크시 일화2

하루는 길거리로 나아가 재미있는 실험을 펼치는데요. 거리에 갑판대를 세워놓고, 자신의 사인이 담긴 작품을 단돈 60달러에 내놓았습니다. 사실 미술관이나 경매장을 통해서는 수만 달러에 가까웠을 작품들이었죠. 하지만 미술관이 아닌 길거리에 걸린 작품들에 사람들은 관심이 없었습니다. 뱅크시는 하루 동안 겨우 8점을 팔아 420달러를 벌었는데요. 심지어 이 중 두 작품은 흥정을 당해 반값에 팔린 것이었습니다. 이는 앞선 도둑 전시와 마찬가지로 허례허식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의 감상 태도와 주류 미술에 대한 비판을 다룬 실험이었습니다. 예술을 예술로 만드는 것은 미술관 같은 기관일까? 뱅크시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더불어 반대로는 상업적 성공을 위해 거리 예술을 이용하는 예술가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예술 시스템을 벗어나 성공을 거두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임을 보여준 셈이죠. 이 퍼포먼스는 예술계와 예술 시장이 가진 고질적인 모순을 꼬집으며 많은 사람의 공감을 샀습니다. 뱅크시는 이처럼 기존 예술계의 권위를 무너뜨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죠.

뱅크시 작품뱅크시 작품
뱅크시 작품들, 출처:네이버

뱅크시 일화3

이런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작품들은 대중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죠. 2018년 영국 소더비 경매장에서 그의 작품이 낙찰됩니다. 그의 작품이 경매에 나온 적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애초에 예상가를 훨씬 뛰어넘는 가격으로 작품이 낙찰됐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낙찰되는 순간 작품이 갈려 나가기 시작했죠. 이 모든 것은 뱅크시의 계획이었습니다. 사실 미술계는 '그들만의 리그' 돈 있는 사람들만 작품을 가질 수 있고, 그들만을 위한 향유라는 인식이 있어왔습니다. 뱅크시는 그동안 그래피티 등을 통해 살 수 없는 형태의 작품들을 많이 선보여 왔는데요. 하지만 유명세와 함께 그의 작품은 갤러리와 경매장을 통해 거래되기 시작했고,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뱅크시는 모든 사람을 위해 만든 자신의 예술 작품이 소수만의 향유물이 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이를 위해 작품 파쇄 퍼포먼스를 기획했죠. 일부러 그림이 찢어지는 퍼포먼스를 통해 예술계에서 돈으로만 평가하는 현실을 비판하고 싶었던 것인데요. 사실 작품이 모두 갈려 나가기로 계획돼 있었지만 현장에서 오작동으로 작품이 반만 갈려 나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은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고 또 수많은 논란을 낳았는데요. 결국 이러한 사건마저 돈으로 환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권위를 부수는 실험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죠. 여전히 논란 속에서 뱅크시는 예술계를 무너뜨리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영화 뱅크시
이미지를 클릭하면 영화 '뱅크시 1차 예고편'으로 이동합니다.

뱅크시의 활동

뱅크시는 그래피티 활동과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기존 사회, 예술계의 문제점을 속속들이 짚는 활동들이었죠. 그의 대표적인 프로젝트 중 유명한 것은 '디즈멀랜드'입니다. 환상의 세계를 상징하는 디즈니랜드를 비꼬아 만든 테마파크인데요. 아름다움과 환상을 담는 디즈니랜드와 달리 뱅크시의 '디즈멀랜드'는 현대 사회에 어두운 단면을 담았죠. 뱅크시의 지휘 아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5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각자만의 방식으로 온갖 사회 병패를 감은 작들을 선보였죠. 실업률 증가, 경제 위기, 난민 문제 등 갖가지 사회문제와 동화를 엮어 사회 비극을 드러냈습니다. 뱅크시는 교통사고로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건을 작품 속에 담았는데요. 신데렐라의 호박 마차 모습으로 탈바꿈시켰죠. 환상의 세계를 현실의 비극으로 치환하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영화 뱅크시
이미지를 클릭하면 영화 '뱅크시 2차 예고편'으로 이동합니다.

뱅크시의 이런 도발적인 작품 세계는 세상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기존 예술에 염증을 느낀 많은 관객에게는 새로운 영감이 됐고, 그 결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 중 한 명이 되었죠. 그의 비판과 함께 예술계에도 자성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며 뱅크시는 21세기 예술의 새로운 획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세상엔 부조리와 불합리를 발견하고 이를 끊임없이 부수고 찢어가는 예술가 뱅크시, 여러분에게 그의 작품은 어떻게 다가오시나요?

영화 뱅크시영화 뱅크시
영화 '뱅크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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