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법 개정으로 이자나 배당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토탈리턴(TR) 방식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사실상 금지되었습니다. 이번 조치는 국내 주식형 TR ETF를 제외한 모든 상품에 적용되며, 관련 ETF 상품 규모는 53조 원을 넘고, 운용 정책을 변경해야 하는 TR ETF는 총 122개에 이릅니다. 이번 규제 강화는 지난 16일 기획재정부가 소득세법 개정안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TR ETF란 무엇인가?
ETF는 크게 가격 지수(PR)와 총수익 지수(TR)로 구분됩니다. 일반적인 PR ETF는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TR ETF는 ETF에서 발생한 이자와 배당 수익을 지급하지 않고 자동으로 재투자하여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입니다. 또한, TR ETF는 매도 전까지 배당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어 과세 이연 효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TR ETF는 특히 장기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습니다.
세법 개정의 주요 내용
이번 세법 개정에 따라, 국내 주식형 TR ETF를 제외한 모든 TR ETF는 이자와 배당을 유보하고 재투자하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대신, 연 1회 이상 이자와 배당을 반드시 분배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국내 채권형, 해외 주식형, 금리형 TR ETF 등 122개 상품(총 53조 7천억 원 규모)이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들 상품은 올해 7월 1일까지 분배형으로 변경해야 합니다. 자산 운용사들이 설계한 상품명에 TR이 들어가 있지 않더라도 총수익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도 포함됩니다. 총수익 지수는 배당과 이자 등을 재투자하는 것을 가정해서 산정하는 지수를 말하는 겁니다.
영향을 받는 주요 상품
1. 국내 채권형 TR ETF: 채권형과 금리형 TR ETF는 모든 운용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상품입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의 상품이 대표적입니다. 이 중 KODEX CD금리액티브는 국내 ETF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품으로, 자산가들이 세금을 나중에 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이 투자되었습니다.
2. 해외 주식형 TR ETF: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으로 인해 인기를 끌었던 해외 주식형 TR ETF도 이번 규제의 영향을 받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미 해외 주식형 TR ETF의 분배 방식을 분기 배당으로 변경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조만간 분배 정책을 변경할 예정입니다. -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
1. 과세 이연 효과 상실: TR ETF는 배당과 이자를 재투자함으로써 과세 이연 효과를 누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연 1회 이상 배당을 지급해야 하므로 배당 소득세가 즉시 부과됩니다. 이번 결정은 특히 장기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변화입니다.
2. 자산가들의 절세 수단 상실: 국내 채권형 TR ETF는 자산가들이 금융소득 종합과세(최고 세율 49.5%)를 피하기 위한 절세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규제로 인해 이러한 혜택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3. 투자자 혼란: TR ETF는 배당 재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를 강점으로 홍보되어 왔기 때문에, 이번 정책 변경은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해외 주식형 TR ETF는 은퇴 이후를 위한 장기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으며 이번 변경이 투자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의도와 향후 전망
기획재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이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TR ETF만이 과세 이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주요 이유입니다. 다만, 국내 주식형 TR ETF는 예외로 인정되었는데, 이는 국내 주식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향후 국내 주식형 TR ETF도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의할 점
1. 상품 확인: 현재 투자하고 있는 ETF가 TR 지수를 추종하는지, 분배형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기초지수를 확인하고 총수익지수라고 표기된 것은 모두 TR 상품입니다.
2. 세금 영향 평가: 배당 소득세가 즉시 부과되므로, 이에 따른 세금 부담을 고려해야 합니다.
3. 투자 전략 재검토: 특히 해외 주식형 TR ETF에 투자한 장기 투자자들은 이번 규제 변경에 따라 투자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무리
이번 세법 개정은 TR ETF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번 규제 변경에 따른 영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과세 이연 효과가 사라짐에 따라 장기 투자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의 과세 형평성 강화 의도는 이해되지만, 투자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세밀한 정책 설명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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