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원인, 예방, 관리 방법

고혈압을 한마디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주 확실하게 알려진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높은 혈압을 방치하면 몸에 정말 안 좋다는 사실입니다. 혈압이 높은 분들이 국내에서만 약 1300만 명이 넘습니다. 

고혈압이 뭔가요? 상수도관을 예로 들어 볼게요. 집에서 물을 쓰려면 상수원에서 압력을 가해서 물을 보내줘야 하잖아요. 항상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상수도관은 시간이 지나면 노후될 수밖에 없는데 평소보다 더 많은 물이 흐르거나 또는 안에 노폐물이 쌓여서 압력이 올라가게 되면 상수도관이 못 견뎌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노후화가 진행되다 보면 가끔 뉴스에서 보시는 것처럼 급수 중단이나 혼탁수 같은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 왜 생기는 걸까요? 우리 몸의 심장이나 혈관도 상수도관과 비슷하게 작동하는데요. 심장에서 피를 온몸으로 보내려면 높은 압력으로 혈액을 짜줘야 해요. 그런데 혈관이 딱딱하거나 혈액량이 증가해서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으면 혈관은 물론 심장에도 무리가 오고 이런 상태를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노후화된 상수도관을 오래 방치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고혈압도 마찬가지로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씩 문제가 생겨납니다. 

고혈압 위험한가요? 고혈압 합병증으로 대표적인 것이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같은 뇌혈관 질환입니다. 그 외에도 만성 콩팥병, 치매, 골다공증 같은 질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고혈압은 여러 종류의 질환에 높은 기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고혈압은 전 세계 사망을 포함한 질병 부담의 20%를 차지하는 위험인자로 전체 위험인자들 중 무려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담배,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다 제치고 말이죠. 정부와 많은 전문가가 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혹시 이런 생각하고 계시는가요? 나는 혈압이 높아도 아무 불편한 게 없어요. 심근경색, 뇌졸중이라니 너무 겁주는 거 아니에요. 네 맞습니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바로 별명이 조용한 살인자입니다. 불편한 게 없으니 굳이 재보지 않으면 혈압이 높다는 걸 알기가 어렵고,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치료를 망설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혈압이 높은 채로 방치하면 정작 바로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라, 계속 혈관에 문제가 누적되다가 한참 후에 증상이 발생합니다. 그때 치료를 시작하면 이미 혈관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다음인 거죠. 그러니 혈압은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재보셔야 합니다.

고혈압은 어느 정도 유전적인 소인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한 30% 정도 기여한다고 하는데, 딱 한 가지 원인 유전자가 있으면 그걸 치료하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고요. 여러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생활 습관하고도 상호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연세가 드시면 혈압이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60대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이 50%고요. 70세 이상에서는 65%입니다. 

고혈압 예방 할 수 있나요?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혈압을 낮출 수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아주 잘 검증된 것들만 말씀드릴게요. 첫째, 싱겁게 먹기 혈액량을 결정하는 게 물이 아니라 소금이거든요. 짜게 드시면 소금이 물을 끌어들여서 혈액량이 많아지고 혈압이 올라갑니다. 싱겁게 드시는 것만으로도 수축기 혈압을 5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국과 찌개를 드실 때 건더기만 드시고 국물을 피하는 게 좋은 방법입니다. 요즘 단짠이 유행인데요. 이게 문제가 심각해서 외식하시게 되면 염분 섭취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는 건강한 식단입니다. 쌀이 주식인 한국 사람의 경우에는 탄수화물을 조금 줄이시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게 좋은 방법입니다. 신선한 채소 과일은 몸에 좋은 음식인데 딱 하나만 집중적으로 드시기보다는 여러 종류의 채소를 색깔별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육류에 많은 포화지방산이나 튀김에 많은 트랜스 지방을 피하는 것도 좋은 식습관입니다. 

셋째는 절주입니다. 술 마신 다음 날 재보시면 혈압이 평소보다 좀 높게 나오실 거예요. 하루 한 잔, 와인 한잔 드시는 거는 고혈압이나 다른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을 절대 한잔에서 끝나지 않거든요. 소주 반 병 이상은 독약이라고 생각하시고 자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넷째는 건강한 체중 유지입니다. 체중을 5킬로 정도 감량하시면 수축기 혈압을 4~5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적정 체중인 BMI 22.5~ 25 사이를 잘 유지하시면 여러 가지 성인병 발병을 막아주고 더 건강하고 오래 살게 해 준다는 것이 잘 증명되어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운동입니다. 땀이 날 정도의 중등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하면 혈압이 5~8 정도 낮아집니다. 일주일에 150분은 최소한의 유산소 운동 시간을 이야기하는 거고요. 그보다 더하시면 더 좋습니다. 내 생활 습관에 따라서 매일 퇴근길 30분을 땀나게 빠르게 걸어서 주 5일 하시는 방법도 있고요. 주말에 한 번 몰아서 두 시간 반 동안 등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근력운동을 더 하면 추가적인 이득이 있는데요.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폐지구력 근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천해 드립니다. 

여섯 번째는 금연입니다. 고혈압 환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데 거기다 흡연까지 하시면 위험이 무척 커지기 때문에 금연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제일 효과가 좋은 방법입니다. 혈압약을 규칙적으로 드시는 겁니다. 고혈압이 처음 진단되신 분들은 바로 약물치료 시작하는 게 아니라, 한 3개월 정도 생활 습관을 교정해 보고 다시 평가하게 되는데요. 정말 노력해서 혈압을 잘 조절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통계적으로는 생활 습관 교정은 한 6개월 정도 지속되고 이후에는 잘 안된다고들 합니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워낙 많은 사람이 먹는 약이기 때문에 많은 검증을 통해 부작용이 심한 약들은 이미 퇴출당하였다고 합니다. 또 고혈압약은 내성이나 의존이 없기 때문에 오래 드셔도 효과가 지속되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