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수사반장의 테마곡 기억하십니까? 이 곡을 이끌어가는 악기는 바로 봉고라는 타악기입니다. 수사반장 테마곡의 봉고 주자는 유복성 거장입니다. 당시 봉고를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국내에 유복성 씨밖에는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어떻게 봉고라는 악기를 처음 접할 수 있었을까요?
수사반장 OST와 유복성
60, 70년대는 음반 수입이 안 되던 때입니다. 그는 전국 미군 부대 근처 레코드 가게들을 뒤졌다고 합니다. 이유는 재즈 음반을 찾기 위해서였죠. 미팔군에서 흘러나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천덕꾸러기들 가운데 명반들이 적지 않게 섞여 있었습니다. 봉고란 악기도 그 음반들을 듣다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위해서 인생을 걸어본 적 있으십니까? 70살의 유복성 거장은 재즈 드럼과 라틴 퍼커션을 두드린 지 올해로 53년째입니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하다 보니 그가 걸어온 길은 험한 외길이었습니다. 사실은 타악기 주자는 참 외롭습니다.
타악기 연주자
그러니까 화려하지도 않고 예를 들면 색소폰이라든가 피아노, 트럼펫 등은 솔로 악기로서 스포트라이트를 충분히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드럼 연주자, 타악기 연주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외롭고, 어려운 작업을 근 50년 동안을 꾸준히 해왔다는 데선 독보적인 존재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젊은 시절 유복성 씨는 한순간에 매료되고 마는데요. 순간 그의 인생길이 결정됩니다.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고, 재즈인지도 몰랐지만, 한 까까머리 학생은 그 음악에 빠집니다.
미 팔군부대 밴드를 만나다
그때를 회상하며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색소폰, 트럼펫 등을 연주하는 명 재즈곡이 나오는데 듣는 순간 야 내가 지금 중학교 밴드부에 있지만, 앞으로 내가 이 음악을 해야 되겠구나" 그렇게 결심한 그는 재즈 드럼을 배우기 위해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합니다. 하지만,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무렵 라디오에서 듣던 바로 그 곡을 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듣게 됩니다. 어둠 속에서 만난 한 줄기 빛이었죠. 소리를 따라가 보니 재즈 연주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미팔군 밴드였는데요. 도저히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천상의 비율이 마침내 손아귀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난 밴드 연주자에게 말을 겁니다. "아저씨 아니 선생님 드럼 치는 것 좀 가르쳐주세요" "너 학생 같은 데 공부 안 하고 여기 왔어? 빨리 집에 가" "저 동북고등학교 다니는데요. 거기 밴드부 장학생으로 있어요" "밴드부야? 저건 밴드부에서 치는 북하고 다른 거야" "아! 그러니까요? 선생님 따라다니기만 해 주세요. 시키는 거 다 할게요" "저는 저거 배우려고 일부러 서울에 올라온 거라고요. 가르쳐 주세요. 선생님" 그렇게 유복성은 드럼을 배우기 위해 허드렛일을 하는 소위 밴드 보이가 됩니다.
밴드 보이에서 드러머로
하지만 그에게 맡겨진 건 청소와 심부름, 짐꾼 등의 잡일일 뿐 제대로 스틱 한번 잡아 보지 못합니다. 열정이 터질 듯한 고등학생은 빗자루를 스틱 삼아 밴드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연습합니다. 그리고 연주실에 아무도 없을 때면 혼자서 연습에 매진했습니다. 사과 짝 두 개를 놓고 거기에 탁구채를 붙여서 탁구채를 두드리며 밤새도록 연습한 적도 있었습니다. 궁하면 통한다더니, 선생님한테 얻은 거, 배운 거, 본 거 모두를 기억해 내며 반복적으로 연습합니다. 밴드 보이로 있으면서 넉 달 반 동안 본인에게 맡겨진 악기와 교본 등을 통해 연습만 했습니다. 그가 넉 달 만에 밴드 보이에서 드러머로 전격 발탁된 것은 연습벌레라는 소문이 자자해진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마무리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면 송강호 배우의 대사 중 드라마 수사반장의 음악을 두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백광호를 끌고 와 짜장면을 먹으며 수사반장 OST에 집중하는 형사는 자장면 먹는 것도 멈추고 노래가 좋다며 빠바빰을 따라 하죠. 그 음악의 주인인 드러머 유복성 거장을 알아보았습니다. 드라마만큼 음악도 유명한데요. 정작 해당 음악의 주인은 너무 안 알려져 조금은 안타깝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드라마 수사반장의 OST 류복성 거장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 Love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콜드플레이 COLDPLAY 내한공연 소식 예매일정 BTS와 콜라보무대 기대 (18) | 2024.09.22 |
---|---|
이센스와 바나 XXX 래퍼 김심야 마스터우 빈지노 프로듀서 프랭크 250 (1) | 2024.05.06 |
국카스텐, 우리나라 록 음악대장 뜻, 멤버, 결성 (2) | 2023.06.09 |
팬텀싱어4 우승팀 리베란테, 준우승팀 포르테나, 우승상금 및 파이널 리뷰 (0) | 2023.06.05 |
팬텀싱어4 결승 크레즐, 포르테나, 리베란테 (0) | 2023.05.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