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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Music

한국힙합 원탑 이센스와 명곡 프라이머리 독 (Feat. E-Sens of 슈프림팀)

by 궤적76 202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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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힙합 씬에서 순수 랩 실력으로 최고를 뽑으라면 누구를 이야기하시나요? 탑을 찍으신 분들 중에서도 잘한다고 소문난 분들은 누가 있나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랩 실력이 어떤 객관적인 스텟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줄 세우기같이 유치 뽕짝인 것도 없긴 하지만 힙합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워주고 싶은 뮤지션이 있습니다.

이센스

이센스(E-Sens)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인물이 이센스입니다. 커리어는 물론이고 랩 실력도 국내 래퍼들의 리스팩을 한 몸에 받는 인물이죠. 이센스의 음악을 모두 섭렵한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이 분의 앨범엔 어떤 장치적 요소가 딱히 없습니다. 스킷이라던가 비트가 극적으로 바뀐다던가 특별한 이펙트도 웬만해선 쓰지 않죠. 비트 초이스 야무지게 한 다음에 고뇌의 시간을 거쳐 가사 적고 녹음부스에 들어가서 랩을 하면 띵곡이 탄생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센스의 랩이 음악적 장치 그 자체입니다.

공연장에서 이센스
이센스와 팬들

또한 비트가 주는 무드에 따라 랩 운용을 자체적으로 조절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곡을 연출하는 능력도 뛰어난데요. 예를 들어 '이방인'과 '저금통'에서 각각 '레이더'와 '열심히 해'로 텐션을 절정으로 올리고선 바로 다음 트랙인 'MTLA'와 '바닐라 스카이'로 단번에 텐션을 죽이는데도 이게 어색한 전환이라 생각되지 않고 도파민 풀 파워로 당겨가지고 현타온 청자를 다운된 모드로 살살 어루만져주는 느낌으로 다가오죠. 그리고 그런 극적인 연출이 부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던 건 앞서 말했듯 이센스의 랩이 무드 전환을 기가 막히게 뒷받침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동물적 감각

 

많은 분들이 이센스의 랩을 동물적이라 합니다. 그가 박자를 타고 랩을 뱉는 행위가 치밀한 계산 하에 이뤄지는 건지 아니면 비트에 올라탔을 때 본능적으로 이뤄지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센스 음악을 꽤 오랜 듣다 보면 이 분이 랩을 정말 잘하는 이유에 대한 답이 나오게 됩니다. 그건 바로 랩으로 연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센스는 랩을 마치 연기의 수단으로 삼아서 가사의 온도에 맞춰 강세를 넣고 감정을 싣고 그에 따라 매끄러운 플로우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보조하는 걸쭉한 톤과 섬세한 호흡 처리도 의미 전달을 명확하게 하는 동시에 단어 저마다가 지닌 속성에 따라 생명력을 부여해 랩이 춤추는 것처럼 들리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그런 탓에 누군가가 이센스의 노래를 커버하려 할 때 약간 어색하게 들리는 것도 바로 그 연기력 차이에서 비롯된다 생각됩니다. 플로우를 따라 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지만 감정선은 그것과 아예 다른 영역에 있으니까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오리지널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센스와 자이언티
래퍼 이센스

최근에 이센스는 한국어 라임으로 폭격할 수 있는 역대 최고의 랩을 구현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이방인 때보다도 라임을 더 타이트하고 분명하게 설계함으로써 청각적으로 오는 기술적 쾌감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렸는데 이런 랩이 누군가에겐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겠지만, 이센스에겐 이것마저 놀이의 결과처럼 느껴집니다. 그건 아마도 이센스의 막힘없고 거침없이 터져 나오는 래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소양인 랩 때문이라 평가하고 쉽습니다.

추천곡

 

이센스의 곡 중 프라이머리 앨범에 있는 독이라는 노래는 이센스의 가사가 깊은 통찰력에서 온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독이 명곡인 이유는 그냥 감성팔이가 아니라 가사 한줄한줄이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인생을 돌아보게 하고 거기서 나오는 경험들을 자극시켜 감정이입하게 합니다. 이 노래의 불변의 가사는 내 인생을 관통해서 계속해서 다르게 해석됩니다. 고등학생 때는 수능, 대학생 때는 성적, 취업 스트레스 사회인이 된 지금은 직장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이런 연령대별로 각기 다른 고난이나 나의 성장을 같은 가사로 풀어나간 게 이 곡의 생명력이고 통찰력입니다. 내가 커가면서 노래도 같이 커가는 기분이며 인생을 관통하는 인생곡입니다.

마무리

여기까지 한국 힙합을 이야기할 때 빠져서는 안 되는 래퍼 이센스에 대해 소개해 드렸으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도 추천해 드렸습니다. 현재는 소속사를 옮기며 바나와 결별을 했는데요. 새로운 일을 겪고 그가 세상에 내놓을 다음 음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볍지 않은 그만의 철학이 다시 한번 감탄을 자아낼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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