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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현대차·기아 레몬마켓 중고차 시장 진출 신뢰 회복을 통한 거래이끌까?

by 궤적76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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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죠.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두고 그간 말들이 참 많았는데 사고팔고 해 본 사람만 안다는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의 불신과 정보 불균형의 문제를 과연 대기업 진출로 해결이 될 수 있을까요?

현대 기아 인증중고차

현대차 중고차 판매 서비스 시작

현대차 인증중고차
기아 인증중고차

지난 10월 24일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현대차가 생산한 차량 가운데 5년 그리고 10만 km 이내 무사고 차량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인증 중고차 센터를 만들고 매입부터 진단, 정비, 판매까지 제조사가 품질을 인증한 중고차만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겁니다. 자체 중고차 전용 포털을 만들어 100%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데 여기서는 제조사 자체 기록은 물론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활용해 제공하는 사고, 정비, 리콜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4년간의 실거래 데이터를 확보해 제공되는 거래 시세와 더불어 인공지능 가격 산정 엔진도 마련했다고 하니 사는 사람 입장에서도 중고차를 보다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겁니다. 하지만 대기업이 이른바 A급 물량을 독점한다면, 중고차 가격이 비싸지고 그에 따라 신차 가격도 비싸질 수 있는데요. 또한 이미 폐업 위기에 몰린 영세 업체들이 도산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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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그런데 현대차는 그동안 왜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었던 걸까요? 이미 벤츠나 BMW 같은 수입차 브랜드는 일찌감치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건 10년 전인 2013년 중고차 매매업이 대기업은 진입할 수 없는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입니다. 수입차는 되고 국내 완성차는 안 된다는 건 역차별이라는 불만도 많았는데 지난해 3월이 되어서야 생계형 적합 업종이 해제되면서 대기업 진출의 길이 열린 겁니다. 이에 따라 기아차도 중고차 판매를 시작하고 르노와 한국지엠 등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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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은 대기업에 유리

중고차 시장 규모
중고차 종합 이력 제공

자동차 제조사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얼마나 돈이 되길래 너도나도 뛰어드는 걸까요? 우리나라는 신차 구매 건수보다 중고차 구매 건수가 더 많습니다. 연간 170만 대의 신차가 국내에서 팔리지만, 중고차는 연 250만 대가 팔리는데 규모만 30조 원에 이룹니다. 현대차같이 완성차를 만드는 회사는 제조, 정비시설과 전문인력, 판매채널 등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고차 판매에 유리한 위치에 있겠죠. 무엇보다 중고차 사업은 좋은 중고차를 확보하는 게 사업의 핵심인데요. 완성차 업체는 새 차를 사러 오는 고객들에게 할인과 더불어 중고차를 일정 가격에 매입하는 가격 보장 정책으로 매물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 모델은 3년 안에 중고로 팔면 60%를 보장, 저 모델은 5년 안에 팔면 50% 보장 이런 식입니다.

중고차와 신차 선순환 효과

이렇게 되면 파는 사람도 좋지만 결정적으로 중고차와 신차 간 선순환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A회사가 만든 자동차 모델 B의 중고차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 신차 역시 가격을 산정할 때 높은 수준으로 책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죠. 반대로 중고차 가격이 확 떨어지면 신차도 안 팔리고 가격도 높이기가 어렵습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중고차 가격이 올라가면 신차가 잘 팔리는 효과가 생기는데요. "신차를 사도 나중에 중고차로 팔면 가격을 잘 받으니 괜찮겠네. 사자" 또는 "중고차 너무 비싸네. 차라리 신차를 사자"라는 심리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인들이 종종 투덜거리며 " I Bought a lemon" "My car is a lemon" 이런 말을 쓸 때가 있는데요. 이건 진짜 먹는 레몬을 두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겉은 멀쩡하고 맛있어 보이는 과일인데 막상 베어 물면 먹지 못할 만큼 시고 쓴 레몬처럼 겉으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막상 써보면 결함이 많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물건을 두고 말하는 속어로 레몬이라는 말을 씁니다.

레몬마켓

레몬마켓 중고차 시장
중고차에 대한 불신

경제 용어로 레몬 마켓이라고 하면, 문제가 많은 물건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을 뜻하는데요. 물건을 사는 나는 전혀 알 수 없고 물건을 파는 사람만 결함을 알면서 함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해 질이 떨어지는 물건들이 유통되면서 소비자가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못 하는 시장으로 대표적으로 중고차 시장, 부동산 시장도 레몬 마켓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딜러들이 중고차를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은 차량 정비가 아닌 도색과 광택인데요. 고객들이 차량의 상태를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이 외관이기 때문이죠. 소비자가 좋은 차와 나쁜 차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만약 나쁜 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중고차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서 시장은 축소될 겁니다.

신뢰 관계를 통한 효율적인 중고차 거래

한국소비자원인 국내 중고차 시장 문제점을 조사해 봤더니, 소비자의 80%, 사업자의 98%가 허위, 미끼 매물이라고 대답할 만큼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불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시장 가격 상승과 기존 영세업자들의 줄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정보의 균형으로 시장이 투명해진다면 시장 규모가 오히려 커지면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가능할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실제로 이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한 유럽과 미국은 중고차 시장을 신차 시장의 두 배 이상으로 성장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오래전부터 미국 완성차 브랜드들은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도입해 중고차에 대한 신뢰를 다지는 효과를 낳았고 대형 독립 딜러들도 자체적인 인증 중고차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캘리블루북과 카바나

정보의 비대칭성
외국의 경우 완성차 브랜드의 역활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 역시 큰 문제없이 가능한 이유는 소비자들이 자동차 이력과 시세 정보를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미국에서는 중고차를 사고팔 때 100년의 역사를 가진 캘리블루북이라는 자동차 평가사의 시세와 차량 이력 정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차량 조건을 입력하면 평균 거래 가격을 보여주기 때문에 판매자도 구매자도 이를 기준으로 비교해 거래를 진행하곤 하죠. 중고차 거래 혁신을 불러일으킨 기업 카바나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차량의 내 외관의 결함을 세세히 살펴보는 기술 등을 제공하면서 미국 중고차 플랫폼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주가가 10배 이상 오르기도 했죠. 신차 시장의 두 배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 중고차 시장은 역시 완성차 브랜드들의 인증 중고차 비중이 미국보다 높으며 차량 평가 및 검사 인증 기관, 가치 평가 업체, 중고차 구독형 서비스 제공 기업 등 중고차 활성화로 관련 산업 역시 다양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마무리

지난 24일 현대차를 시작으로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잇따라 자신이 생산한 자동차를 검증해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전혀 알 수 없고 물건을 파는 사람만 물건의 결함을 알고 있는 정보의 불균형 때문에 질이 낮은 물건들이 유통되면서 소비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못 하는 시장을 레몬마켓이라고 부릅니다. 정보의 균형과 신뢰 회복이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판매자와 소비자 간 정보의 균형과 신뢰도 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한 미국과 유럽은 중고차가 신차 시장의 두 배 이상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여기까지 중고차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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