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무늬만 법인차를 골라내기 위해서 이르면 올해 7월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이 부착됩니다. 그동안 고가의 법인 차량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또 세제 혜택을 누리는 꼼수를 막기 위해서 정부가 손질에 나선 건데요.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세제 혜택을 누리는 꼼수를 막기 위한 정책이다.
그동안 슈퍼카 같은 경우 법인으로 구매를 해서 사업주 일가나 출퇴근용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쓴다거나 아니면 고위 임원들이 사적인 용도로 쓰는 경우가 너무 많이 적발되었습니다. 결국 고가의 법인차를 개인 용도로 쓰면서 탈세에 온상이 되고 있었습니다. 무늬만 법인차다 보니 올 7월부터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하자 이런 의견이 나왔습니다.
슈퍼카, 외제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엔트리 모델인 6000~7000만 원짜리 수입차 같은 경우는 십여 %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1억이 넘어가면 70% 이상이 대부분 법인이고요. 4억이 넘는 차 같은 경우는 90%가 넘습니다. 맥라렌 같은 경우 27대 판매됐는데 100% 법인 차였습니다. 길에서 보이는 맥라렌은 모두 법인차입니다. 롤스로이스도 94%가 법인차입이다. 이런 비율이 고가의 차량에 집중돼 있다는 것은 뭔가 좀 수상한 냄새가 나는 것이고 정상적이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인들이 비싼 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하는 이유가 있을까?
일단은 여러 가지 세제 혜택이 있습니다. 차량에 대한 리스 비용이라든지, 운영비용, 유류비 이런 부분들을 모두 소득에서 빼줍니다. 결과적으로 세금 감면 효과가 있는 것이지요. 개인은 자동차세를 내고 보험료, 유류비, 통행료도 내야 합니다. 법인차의 경우 이런 비용을 모두 다 회사의 경비로 뺀다는 겁니다. 보통 세금이라는 게 본인의 회사에 전체 매출 중 경비를 뺀 나머지를 가지고 세율을 결정하는데 단계별로 10%에서 20% 낮아집니다. 법인세 비율에서 차량 한, 두 대를 운영하여 비율을 낮추면 전체적인 세금을 적게 내는 효과가 나는 겁니다.
2억짜리 3000CC 차를 법인차로 구입하면 개인용으로 샀을 때랑 어떻게 차이 날까?
보통 5년이나 6년 리스한다거나 렌트를 한다고 할 경우에는 차량에 250에서 300만 원 매달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걸 다 인정받지 못하고 연간 800만 원을 인정받습니다. 그리고 유류비 같은 경우는 보통 한 달에 80만 원~900여만 원, 거기다 보험료 약 200, 통행료, 세차비 이런 걸 다 해서 한 2300에서 400만 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개인사업자로 카운트했을 경우는 세금 감면 효과가 1200만 원이 넘습니다. 이런 막대한 이득이 있다 보니까 현재까지 만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회삿돈으로 산 차를 개인용으로 사용해도 될까?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정부에서 제대로 단속하거나 대책을 마련한 적은 없었습니다. 적발이 쉽지 않을뿐더러 고급 슈퍼카를 봐도 이 차가 법인차라고 해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법인의 업무 때문에 사용하는지 명확히 자료 제출을 받거나 증거를 수집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결국은 인프라나 해결책 부족 등으로 인해 이런 부분에 대해 처벌 조항은 분명히 있습니다만 이것에 대하여 명확히 단속이나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게 지금까지 현실인 거죠.
적발되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현재는 적발됐을 때도 솜방망이 처벌밖에 안 됩니다. 2006년 사례 같은 경우는 주택산업연구원장이 한 2300만 원 정도를 개인이 쓰고 또 유류비 등으로 440만 원까지 총 2700~2800만 원을 유용했었습니다. 근데 벌금은 440만 원만 부과됐었죠. 어떤 그룹의 회장 같은 경우는 슈퍼카를 구입해서 자녀가 등교 시에 쓰게 했고 또 임원들이 가짜로 급여를 받은 것처럼 해서 70억을 유용했는데 물론 돈을 물어내고 인정했습니다만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들키면은 큰 망신을 당하거나 큰 금전적인 손실이 있다고 하면 예방조치 효과가 있을 텐데 그렇지 않다 보니까 또 단속도 쉽지 않으니까 만연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책의 효과는?
연두색 번호판으로 바꾸면 색깔만 딱 봐도 법인 차량이라는 걸 인지할 수 있습니다. 법인카드로 회식할 때 밤 11시 이후에는 결제가 안 되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와 비슷하게 밤 11시에 차량이 돌아다닌다고 했을 때 해당 차량이 법인 차량이면 바로 알 수 있게 되고 주말에 교외로 놀러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실제 출퇴근은 개인차량으로 해야 합니다. CEO도 출근은 내 차로하고 회사에 들어가서부터 회의나 업무차 이동 시 사용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금 법이 느슨했던 게 지금까지 이러한 사태를 몰고 온 원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두색 번호판은 부의 상징이 될 것이다.
여론조사를 했는데 약 79% 정도 국민들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고요. 효과가 없을 거라고 보는 국민은 20% 정도 됩니다. 초창기에는 효과가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좀 시간이 지난 후에는 연두색 번호판 차량을 탄 사람의 신분이나 일종에 과시효과가 분명히 있을 수 있어 논란의 여지는 지속해서 일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까?
예전에는 임차 차량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고 일반 번호판을 좋아해서 렌터카보다는 리스 차량을 이용한 일반 번호판을 다는 걸 선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부분들이 너무 다양해져서 거부감도 많이 무마되고 낮아졌다고 합니다. 연두색 번호판도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습니다만 장기적으로 정확한 단속과 업무용으로 사용했다는 증빙자료 요청을 정부가 지속 적으로 요청하지 않는다면 효과가 줄어들 거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초기에는 효과가 있더라도 어느 정도 시점 지나면서 하허호 번호판을 개의치 않는 것처럼 연두색을 오히려 부의 상징처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비싼 차는 법인 차로 못 사게 한다면?
가격을 1억 이상은 제한한다든지 배기량은 얼마 이상은 안 된다든지 이런 제한들이 올라가 있는데 실제 1억이 넘는 고가 차량에 대해서 법인 차량으로 사용 못 하게 되는 법이 2년째 국회에서 계류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이 돼서 합리적인 법안이 제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는 싫어하고 반대하는 세력이 있어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택시와 같이 노란색으로 바꾸거나 색깔을 다르게 하자는 제안이 있었는데 결국은 컬러가 중요한 게 아니고 실제 단속에 대한 의지와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해외 다른 나라들은 법인차 관리 어떻게 할까?
미국 같은 경우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출퇴근으로도 쓸 수 없고요. 사적인 용도로는 당연히 안 되고 그다음에 수억 원짜리 차를 법인용으로 쓴다면 용도에 맞지 않다고 허가가 안 납니다. 싱가포르는 아예 법인에서 차량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엄격한 규정들이 있다 보니까 투명한 세금 납부와 큰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혜택은 많고 특별한 규제도 받지 않는 법인 차량에 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현재는 특별한 대안은 아니지만 연두색 번호판을 통해 이게 법인 차량이라는 것을 여러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명찰 효과를 가지고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효과를 기대하며 주말이나 야간 및 늦은 시간에도 사적인 이용이 줄어들 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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