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한 30여 대의 드론 공격이 온 러시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완전히 허를 찔린 러시아의 본모습에 많은 사람이 당혹해하고 있고 결국 올 것이 왔다. 이런 뉴스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모스크바 드론 공격
푸틴은 언론을 통해 "러시아를 겁주려는 테러"라고 반발했지만 푸틴 스스로가 엄청난 착각에 빠져 있어서 이 여파가 푸틴의 권좌까지 흔들 수도 있다. 이런 전망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지금부터 최근에 일어난 모스크바 드론 공격에 대해 세계 각국에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시각으로 31일 모스크바를 공격한 드론으로 인해서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으며 러시아인들이 전쟁의 여파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드론 공격으로 인해서 물리적 피해는 크지 않지만 러시아인들이 받는 심리적 충격은 엄청나게 클 수 있다.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충격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도 전쟁이 현실로 닥쳐왔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러시아 국회의원 '막심 이바노프'도 2차 세계대전 중에 나치 공격 이후에 모스크바에 대한 가장 심각한 공격이라고 하면서 이제 어떤 시민도 모스크바 주거지가 공격당하는 새로운 현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타임스는 전쟁이 모스크바 주민들 일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려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을 실감이 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심리적 충격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CNN은 도시에서 경보와 폭발 소리가 들리고 대공 무기가 발사되는 장면 등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익숙한 장면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가 아니라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보 컨설팅 회사 비컨 글로벌 스트래티지스의 '마이클 앨런' 총괄 이사도 수도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습에 보복할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하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신화를 깨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의회 전문지인 더 힐도 지난주 푸틴 반대 러시아 민병대가 국경을 넘어 공격한 것과 함께 드론 공격을 계기로 러시아군을 비난하는 강경파들이 늘어나면서 러시아의 내분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모스크바도 전쟁의 영향권
이번 드론 공격이 주는 중요한 상징성 가운데 중요한 것은 드론 공격의 목표 지점이 모스크바에서 정치 및 경제 엘리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었다는 점입니다. 러시아 하원 의원인 '알렉산더 킨슈타인'은 텔레그램에 루블료프카 마을 3곳에서 드론 3기가 격추됐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루블료프카 지역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택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 있는 곳인 데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회장 그리고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집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러시아의 핵심 지도층들이 모여 사는 동네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모스크바의 최고위 층과 부유층들이 모여 있는 모스크바 판 베벌리 힐스가 공격을 당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이 큽니다.
이런 점에서 가디언도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도시의 부유한 엘리트들에게도 전쟁을 피부로 느끼게 하려고 드론을 날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동안 러시아에서 전쟁과 관련된 대규모 징집이나 동원령은 대부분 외곽 지역 주민에게 국한돼 있었기 때문에 도시 주민은 전쟁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동떨어진 이야기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가디언은 이번 공격을 우크라이나가 한 것이라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방공망을 반복적으로 피할 능력이 있고 러시아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모스크바도 전쟁의 영향권에 두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 방공망
이번 모스크바 상공에서의 드론 공격 사건으로 다시금 되짚어 보는 게 뭐냐면 러시아의 방공망이 과연 온전한가라는 의문입니다. 뉴욕타임에서는 푸틴이 모스크바 상공을 침범한 드론을 모두 요격한 사실을 두고 러시아의 승리로 묘사하고 있지만 이는 그저 거지 선동일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드론이 모스크바의 인구 밀집 지역에 도달하기 전에 요격해야 하지만 면적이 넓은 러시아로서는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러시아의 허점임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뉴욕타임스는 과거 각종 민간 항공기가 날아다니는 도시 주변의 경우에 크기가 작은 드론을 가려내서 요격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한 게 있습니다. 과거 방공 레이더에서 헬리콥터보다 작은 물체는 식별 대상에서 배제됐지만 작은 드론을 포착하기 위해서 이 레이더를 조정하게 되면 새들도 함께 포착되는 일들이 많아진다는 겁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사일 방어 전문가 '이안 윌리엄스' 연구원도 모스크바를 방어하는 판치르 대공 무기가 드론처럼 저공 비행하는 물체의 요격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서 30일 드론 공격을 감행한 주체가 판치르 등 모스크바 대공 방어 체계의 취약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뉴욕타임스는 1980년대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 그러니까 ICBM과 핵폭탄 공격 방어를 위해서 설치된 러시아의 아무르 대공 방어 체계가 우크라이나와 벌이는 현대 전쟁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러시아가 지난 1월 국방부 청사 등 건물 옥상에 최신 대공무기들을 배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최신 대공 무기로 S-400과 판치르 S-1을 꼽았고 30일 판치르 미사일이 드론 8대 가운데 5대를 요격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나머지 드론 3대는 폴-21이라는 전자방해무기로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폴-21은 위성항법신호 그러니까 GPS를 교란해서 드론이 궤도를 잃고 떨어지도록 하는 무기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전환점
이렇게 러시아 내부에 엄청난 충격을 준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진단도 나옵니다. 깊숙한 본토 그것도 집중적인 보호를 받아서 안전지역으로 여겨졌던 모스크바 최고의 부촌에 대규모 도발이 이루어졌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 시사지인 뉴스위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공습의 이 같은 성격 때문에 분기점에 직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정권이 파급력을 우려해서 세심하게 관리해 오던 리스크가 갑자기 현실이라고 하면서 전략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겁니다. 사안의 민감성은 러시아 정부가 그간 본토 공격에 대비해서 관영 매체에 하달한 보도 지침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러시아 독립 매체인 메두자에 따르면 지침의 골자는 방공망의 성공적 작동을 강조하면서 적의 도발 목표가 좌절됐다고 기술하라 그랬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보는 모스크바 공습은 이런 검열의 효과마저도 능가할 정도로 충격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마크 카스' 미국 조지메이슨대 공공정책 대학교수는 방공망의 성공을 크게 떠들었다면 뒤에는 러시아군이 어떻게 이런 사태가 벌어지도록 내버려 둘 수 있느냐? 이런 문제가 제기된다면서 모스크바의 무인기 공격이 추가로 발생한다면 러시아 대중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전 작전 방식의 효율성에 의문을 품을 것이다.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러시아군 수뇌부를 향해서 왜 무인기가 모스크바를 때리도록 내버려 두고 있느냐고 격분했다고 CNN이 보도했습니다.
푸틴의 궤변
이번 모스크바 상공에 드론 공격과 관련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드론 공격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면서 가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푸틴은 이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들을 위협하고 주거용 건물을 공격하는 선택을 했다. 이는 명백한 테러 행위의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자극하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두고 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푸틴은 지금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어디든지 공격해도 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착각하고 있죠. 그것이 마치 전쟁의 룰인 것 같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궤변이고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하는 오만함이 그대로 묻어나옵니다. 푸틴은 이번 모스크바 드론 공격에 대해서 민간인들을 향한 공격이라고 하면서 반칙이라고 했죠. 그런데 러시아는 거의 매일 민간인을 향해서 엄청난 공격을 퍼부어대고 있습니다. 그러면 러시아의 공격은 온당한 것입니까?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30일 푸틴이 전쟁 초기 젤렌스키 대통령을 암살하고 정권을 전복하려 했다. 푸틴 전복은 정당한 전쟁의 목표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서 모스크바의 시민들은 이제 푸틴이 과연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조차도 방어할 수 없는 것인지 묻고 있으며 러시아의 부유층들조차도 푸틴에 의한 전쟁을 언제까지 참여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폭군은 성공의 불꽃이 희미해질 때 이미 종착점에 도래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지금 모스크바 상공에 피어나는 연기가 바로 푸틴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렇게 정리할 수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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