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들썩였던 부동산 열풍 이건 마치 일본에 부동산 버블 붕괴 전조 현상과 같다는 말이 있는데요. 집값도 싸고 대출 금리도 파격적인데 사람들이 집을 안 산다는 일본은 왜 그렇게 하는지 일본 부동산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잃어버린 30년
한국 부동산이 일본 부동산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하던데 진짜인가요? 일부는 맞는 부분이 있고요. 안 맞는 부분도 상당히 많습니다. 사실 많은 분이 일본 하면 지방 소멸, 초고령 사회, 빈집이 많아지고 있고 잃어버린 30년이라고 표현되는 부동산 가격의 폭락 심지어 1엔짜리 빈집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경로를 걸어가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들을 하고 계실 텐데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의 부동산은 실제 일본의 부동산과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부동산에 대한 많은 선입견을 깨 드리면서 얘기를 좀 해드려야 될 것 같아요.
30년 만에 부동산 가격 지수 상승
일본의 모든 부동산이 저평가되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실제 일본 정부에서 발표한 통계를 하나 가져왔는데요. 일본은 최근 들어서 30년 만에 부동산 가격 지수가 상승으로 돌아섰는데요. 2010년도에 아파트 시세를 100이라고 했었을 때 2020년 4월 시점에는 아파트 가격지수가 152.7로 무려 2010년에 비해서 1.5 배나 상승했습니다. 이것도 우리가 알고 있던 선입견과 상당히 다르죠.
도쿄와 서울
일본에서는 도쿄에서도 집이 점점 비고 집값이 자꾸 떨어진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서울과 같은 도쿄에서 그렇다는데 이거는 엄청난 충격 아닙니까? 여기에서도 선입견을 풀어야 되는데 도쿄는 서울과 같은 시가 아닙니다. 도쿄는 도에요. 그러니까 우리로 따지면 경기도라고 생각하시는 게 오히려 더 적합할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판교라든가 분당이라든가 이런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적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계속 떨어지거나 정체 상태에 있는 곳도 있죠. 따라서 일본의 도쿄도에도 이렇게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지 모든 지자체의 집값이 다 폭락하고 빈집만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의 부동산 하면 크게 부러워하는 게 두어 가지 있었습니다.
- 첫 번째로, 일본은 집값이 싸요. 그것도 도심지라고 할 수 있는 오사카라든가 도쿄 근처의 집값도 상대적으로 싼 매물들이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게 통상적이잖아요. 근데 대출 금리가 또 파격적입니다. 집값도 싸고 대출 금리도 파격적인데 사람들이 집을 안 산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일괄적으로 얘기하기가 조금 힘든 부분이 있어요. 일단 일본의 유수의 대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다 사택이 있어요. 직장인들에게 적지 않은 회사들이 사택을 제공합니다.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국가에서 공무원 사택을 제공해 주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많은 사람이 굳이 주택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는 거죠.
- 일본의 기성세대들은 일본 경제가 전 세계를 좌지우지했던 1988년도에 정말 부동산 버블이 일어날 때까지 계속 부동산을 샀던 세대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사람들은 요즘 집을 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30년 동안 집값이 떨어지다 보니까 본인이 정점에서 집을 구매했기 때문에 되팔 수 있는 시기를 놓치다 보니까 이미 노후화된 주거 공간으로 바뀌어버린 거고요. 팔래야 팔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거죠. 근데 우리나라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반포 주공, 개포 주공, 여의도 시범 아파트도 마찬가지죠. 이런 것들이 노후화됐지만 우리나라에선 그게 왜 비싸게 거래됩니까? 바로 재건축 재개발이죠. 이 노후화된 주택이 언젠가 재건축 재개발되면 굉장히 비싼 아파트로 거래될 게 뻔하기 때문에 이런 기대감으로 굉장히 고가에 거래가 되는데요. 일본은 우리 같은 재건축 재개발이라는 게 일반적으로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노후화된 집은 처음 내가 샀을 때보다 집이 낡았으니까 나중에 싸게 팔릴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면 지금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노후화된 주택을 지금 사서 다시 나중에 또 팔게 되면 아예 집값은 더더욱 못 받게 되겠죠. 그러다 보니 다세대, 다가구 주택들이 많은 지역에 근무해야 하거나 그쪽에 사는 사람들 같은 경우 굳이 집을 구매하지 않아요. 차라리 월세로 내고 사는 게 재산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MZ세대와 집
그런데 일본의 부동산 흐름에 아주 특이한 현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일본에 20대, 30대들이 갑자기 집을 사기 시작했는데요. 왜 집을 샀느냐? 20, 30대들이 원하는 주거 환경은 나이 든 사람들이 원하는 주거 환경과 사뭇 달랐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주거 문화는 단독주택이나 우리로 따지면 빌라라고 불러야 하는 것을 일본에서는 아파트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오래전에 지어졌던 단독 주택이나 일본에서 아파트라고 불리는 빌라 같은 곳은 주거 여건이 쾌적하지 못합니다. 구조도 협소하고요. 뿐만 아니라 너무 춥습니다. 난방도 제대로 안 되고 냉방도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의 MZ세대들은 그런 집에서 살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요즘 MZ세대들의 삶의 질을 생각하는 문화에 딱 들어맞는 주거 공간들이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일본 정부의 대출
정부에서 일본 도심지 한복판에 타워 맨션이라고 하는 엄청나게 높은 초고층 아파트 지었습니다. 우리로 따지면 주상복합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초고층 주상복합은 건물 안에 온갖 편의시설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헬스클럽도 들어가 있죠. 수영장도 있죠. 바로 밑으로 내려오면 편의점이나 세탁소도 있고요. 그런데 20대 또 30대 초중반에 MZ세대들이 자기 돈은 없죠. 하지만 뭐가 가능하다. 일본에서 대출을 많이 해줍니다. 일단 일본은 대출조건이 20대 30대인데 당신 직업이 뭐예요? 직업만 있으면 돼요. 끝나고요. 그다음에 "제가 사실 연봉이 많지 않아서요. 그리고 저는 이 집을 구매하는데 제 돈이 거의 없어요."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지금 무슨 얘기냐 집값이 10억이면 10억까지도 대출이 가능합니다. 놀랍지 않으세요.
제로 금리와 파워 커플
그리고 10억을 대출받으면 그다음 걱정해야 될 게 뭘까요? 이자율이죠. 근데 일본은 근 십여 년 이상 0% 제로 금리를 계속했어요. 그래서 대출 금리가 거의 1%나 될까? 이 정도 수준입니다. 따라서 약간 무리해서 이런 타워 맨션이라고 불리는 주상복합에 해당하는 것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대거 늘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한계층이 더 있어요. 일본에서 은어 아닌 은어 '파워 커플'이라는 겁니다. 두 부부의 소득이 우리나라 돈으로 1억 4000만 원이 넘는 부부를 '파워 커플'이라고 부릅니다. 굳이 무리한 대출을 끼지 않고 약간의 대출만 껴도 얼마든지 좀 전에 말씀드렸던 타워 맨션을 구매할 수가 있게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 파워 커플이냐 아니냐가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되게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죠.
그래서 일본의 요즘 부동산에는 예전에 잃어버린 30년 이전에 있었던 용어가 다시 유행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부동산이 정점이었을 때 1억 엔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10억이 넘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너 억션에 산다며..." 하면서 부른 적이 있었는데 그 잃어버린 30년 이전에 있었던 '억션'이라는 용어가 요즘 다시 일본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요즘 일본의 특정 지역에서는 부동산이 다시 고공 행진을 보이고 있다는 걸 이런 표현에서도 알아볼 수가 있겠죠. 그래서 최근 들어서 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대표적인 세력이 바로 이 MZ세대들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MZ세대들은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이분들이 사회생활 처음에 마주친 부동산 가격은 이미 버블이 꺼지고 낮을 대로 낮아진 금액에서 부동산을 마주하게 된 겁니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선택지는 넓어지는 것이죠.
마무리
그러면 정리를 한번 해볼까요? 일본의 부동산의 흐름은 크게 인구 감소와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해서 빈집이 늘어나고 그러다 보니까 집값이 폭락했으며 아무도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는 잃어버린 40년 50년으로 간다라고 인식을 하시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이 선호하는 동네가 또다시 생기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전부가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에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었던 게 최근 십여 년의 흐름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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