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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북한 군복을 입고 북한말을 하는 과학화전투훈련단 KCTC와 전갈부대

by 궤적76 2023.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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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군이지만 북한 군복을 입고 북한말을 사용하며 북한의 전투 교리를 훈련받는 특별한 부대가 있는데요. 휴전선 이남에서 우리 군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 주는 부대, 육군 과학화 전투훈련단 KCTC는 어떤 부대일까요?

전갈부대

실전과 거리가 있는 훈련

군대란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굳건히 지키는 국가안보 최일선에 있는 조직인데요. 이들은 유사시 맡은 역할을 실수 없이 수행하기 위해 매 순간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 입대하고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바뀌기 위해 받는 5주간의 기초 군사훈련, 여름과 겨울에는 유격과 혹한기, 자신의 임무를 숙달하기 위한 주특기 훈련 그리고 유사시를 대비한 준비 태세 훈련 등 수많은 훈련을 진행하죠. 우리나라 육군 복무 신조에도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지상전의 승리자가 된다"는 말이 등장하는데 그럼 이 훈련들이 과연 실전과 얼마나 비슷할까요? 아쉽지만 이런 훈련들은 실전과 거리가 먼데요. 아무리 실전과 비슷하게 구성한다고 해도 훈련은 훈련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빈약한 부분이 많습니다.

미국의 국립훈련장

기초 군사 훈련
미국 국립훈련센터

실제로 미국이 베트남전을 치르며 겪었던 문제이기도 한데요. 미국은 기초적인 훈련을 수료한 많은 장병을 베트남이라는 치열한 전쟁터로 곧장 보내게 되었고 실전을 전혀 겪어보지 못한 병사들을 많이 잃었죠. 물론 빠르게 전투에 적응해 살아남아서 실전 경험을 많이 쌓았던 장병들은 베테랑으로 성장하기도 했지만, 과정은 고통 자체였습니다. 이것을 지켜본 미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포트 어윈이라는 곳에 국립훈련장을 만들었습니다. 대규모 부대가 실전과 같은 훈련을 진행할 수 있게 엄청난 규모의 훈련장을 만들어 정말 실전과 같은 모의 전투 훈련을 진행하며 많은 베테랑을 무혈로 양성했죠.

한편, 우리나라도 1980년대에서 90년대에 훈련에 참관할 기회를 얻었는데요. 이런 체계적이고 첨단화된 훈련 모습에 우리나라 육군 장교들은 큰 감명을 얻게 됩니다.

한국의 대규모 훈련장

강원도 인제
충남 계룡

북한이라는 실질적인 적이 머리 위에 있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훈련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끼게 되고 이에 강원도 인제군의 훈련시설을 새로 만들게 됩니다. 원래는 육군본부가 바로 옆에 있는 충남 계룡시에 지으려 했으나, 넓은 훈련 부지가 부족해 강원도에 만들게 된 것이죠. 또 산지가 많은 한반도 특성상 많은 전투가 산악에서 벌어질 텐데 그럼 강원도만큼 적합한 훈련 부지가 없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전문적인 과학화 전투훈련장은 세계 각지에도 존재하는데요. 가까이에는 일본과 대만, 멀리에는 캐나다, 유럽의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있죠. 우리나라는 훈련장만 하더라도 크기가 여의도에 41배에 달합니다. 적국인 북한의 수도를 모티브로 한 시가전 훈련장과 갱도 진지 훈련장, 급속도하 훈련장 등이 존재해 다양한 전장에서 실전처럼 훈련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KCTC 전갈부대

시가전 훈련장
갱도 진지 훈련장
급속도하 훈련장

과학화 전투 훈련단은 여단급 부대로 세계에도 여단급 과학화 훈련장은 미국과 이스라엘과 함께 우리나라가 유일하죠. 이 거대한 훈련장에서 우리 군은 아군끼리 자유 쌍방 교전 훈련을 벌이기도 하지만, 북한군과 유사한 전문 대항군을 두어 가상의 북한군과 교전하는 훈련도 하는데요. 처음에는 육군 2사단 32 연대 예하의 부대들을 교대로 파견 보내 대항군의 임무를 수행했는데 이렇게 파견된 대항군은 질적 향상도 어려웠으며 전문적으로 훈련을 도와줄 부대의 필요성도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보병부대의 소대를 조금씩 차출해 새로운 부대를 만들었죠. 이것이 바로 KCTC의 전문대항군 연대, 일명 전갈부대입니다. 강원도 일대의 대규모 훈련장과 국군의 훈련을 전문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북한군을 흉내 내는 부대까지 완성되었죠.

마일즈 장비

마일즈 장비
마일즈 장비 화면

그럼 KCTC가 주관하는 훈련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이나 아직 군 생활 중이신 분 중에서는 KCTC 훈련을 많이 진행해 보셨을 텐데요. 이는 실전과 매우 비슷한 훈련을 지향합니다. 먼저 훈련에 참여하는 모든 부대는 몸과 장비에 마일즈라는 센서를 장착합니다. 마일즈는 레이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교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비로 소총의 경우 공포탄이 발사되면 총구 방향에 맞게 레이저가 발사되고 이 레이저가 적군의 센서에 닿으면 피격 판정을 내리는 것이죠. 그냥 레이저가 몸에 닿았으니 사망이 아니라 맞은 부위와 해당 부위에 따른 부상의 정도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각종 차량 장비와 전차, 화포, 헬기 등 다양한 전투 장비도 참가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진행하죠. 심지어 훈련장 내부의 시가전을 위한 건물에도 마일즈가 달려 있어 포격 등의 공격으로 건물의 폭파도 구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전과 유사한 훈련

전갈부대 브리핑
마일즈 장비 장착

따라서 훈련에 참여하는 부대는 수색조를 꾸려 화력을 유도해 적의 지휘소를 날린다든지 적재적소의 병력과 장비를 이동시키는 등 실전에서 수행할 전술을 이 훈련을 통해 검증받습니다. 이 때문에 식사하는 차량을 파괴하거나 적의 취사병을 사살하면 훈련 기간에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죠.

 

이렇게 실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몸으로 체험하는데요. 사격장에서 사격하다 탄 걸리는 게 아닌 전투 임무를 수행하다 기능 고장이 발생하면 이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배양하고 각개전투에서 배웠던 은·엄폐를 실제로 총에 맞지 않기 위해 정말 꼼꼼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초병 임무 시 근무를 제대로 서지 않아 침투조에 뚫려 부대가 뒤집히는 실전에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도 미리 경험해 보게 됩니다. 훈련을 통해 미리 체험하고 조기에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죠.

KCTC 훈련에서 발생한 사례

그럼 훈련 속에서 발생한 여러 이야기에 대해 잠시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KCTC 훈련 부대로 해병대가 참가했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실수로 대원 중 하나가 경광봉 소리를 내어 전갈부대에 발각당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은밀히 적에 접근해 작전을 수행하려 했지만, 대원의 실수 한 번으로 바로 들통나 포격 중대 하나가 전멸했죠. 다음은 육군입니다. 전갈 부대 장교 한 명이 훈련 부대 대위 한 명을 사살하고 군복을 탈취한 뒤 적의 사령부로 침투했는데요. 초병들은 아군의 군복을 입고 있는 이 장교에게 암구호를 묻지 않았고 이렇게 침투에 성공한 장교는 훈련 부대 사령부 작전 회의실에 수류탄을 던져 전원 사살한 훈련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전갈 부대 대원 한 명이 훈련 부대 2개 소대 사이에 침투해 아군끼리 총격을 가해 사살하게 만든 일화 등 전설 같은 일화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만약 이런 일들이 실전에서 발생한다면 머리가 아찔해지죠. 훈련에 참여한 부대들은 훈련 중 이런 문제를 몸소 느끼고 훈련 간 전사자, 부상자, 포격의 정확도 등 수많은 지표를 데이터로 분석해 어떤 점이 모자랐는지 어떤 점은 잘했는지 이런 상황이 왜 발생했는지를 분석할 수 있어 이런 훈련을 통해 우리 군은 훈련에서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실전에서 더 강력한 전투력을 뿜어낼 수 있겠죠.

전갈 부대의 특징

한국 군복
북한 군복

이렇게 수많은 부대가 KCTC에 참가해 다양한 훈련을 수행하며 한 번의 훈련으로도 진을 빼는데 그럼 이 훈련의 파트너로 참가하는 전갈부대는 도대체 어떤 이들일까요? 전갈부대원들은 자대 배치 후 전역할 때까지 무려 10회 이상의 KCTC 훈련을 치른다고 합니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 엄청난 체력훈련과 전술훈련 등을 이겨내야 하는데요. 개개인의 체력과 전투 수행 능력은 정말 특전사 못지않은 최강의 부대이죠. 물론 훈련 부대들이 전갈 부대의 앞마당 같은 곳에서 훈련받기에 지리적으로 익숙해 유리한 점은 있겠지만, 여의도에 41배에 달하는 엄청난 부지를 전부 익힐 수 없으니 실제 훈련하는 동안 지형 정찰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북한식 단어 구사

북한식 교리
전갈부대 견장

그러면 이렇게 강력한 전투력을 뽐내는 전갈부대는 다른 부대와 어떤 부분이 다를까요? 전갈부대 역시 우리나라 육군으로 평상시에 일반적인 육군 전투복을 착용하지만, 훈련을 더욱 실전처럼 꾸미기 위해 훈련 시엔 북한 군복을 착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식 단어를 구사한다고 하는데요. 탱크를 땅크, 둘러 가는 것을 에두르다라고 표현하고 전우를 동무, 상관을 동지라고 부르며 수백 가지에 달하는 북한식 용어를 암기합니다. 그리고 뛸 땐 한 손으로 총을 들고뛰게 하는 등 북한군의 특징과 교리를 숙지해 훈련부대에 최대한 북한군과 교전하는 느낌을 선사한다고 하죠.

 

훈련 상황이 아니면 북한군이 아닌 한국군의 모습으로 생활하지만 집중 훈련 기간이라는 것이 시작되면 완전히 생활을 북한군처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때는 아예 육군 전투복이 아닌 북한 군복을 입고 북한과 우리나라의 다른 시차를 적용해 한국시보다 30분씩 일찍 시계를 맞춰놓기도 한다고 합니다.

북한 연구 및 훈련에 대한 대안

KCTC 훈련에 참가하는 전갈부대원들은 훈련을 치르며 다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공포탄을 쏘아대며 실전과 같은 전투를 수행하다 보니 화약 냄새와 강력한 총탄 소리에 실전과 같다는 긴장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고 하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적에게 포위되는 경우 진짜 죽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가파른 비탈길 아래로 몸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죠. 그리고 산에서 뛰고 기는 훈련 특성상 발목도 접질리고 나무에 눈이 찔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병사들이 실전같이 훈련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는 말이죠. 이런 전갈부대는 북한을 항상 연구하고 흉내 내며 수많은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데요.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무리

만약 정말로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면 이들의 높은 전투력과 높은 북한군에 대한 이해도가 있기에 뛰어난 전과를 올릴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기도 하죠. 실제로 이들은 전시에 말만 들어도 토 나올 것 같은 산악여단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이런 노고에 언제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우리 군의 전투력을 최강으로 끌어올려 주는 육군 과학화 전투훈련단, KCTC와 적보다 더 지독한 적으로 아군을 괴롭히는 전문 대항군 연대, 전갈부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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