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정보

엔화가 떨어지는 이유, 엔화전망, 엔화 투자방법

by 궤적76 2023. 6. 24.
반응형

엔화 가치가 엄청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머릿속에 있는 엔화 환율은 100엔 사려면 1000원 줘야 하는 건데 지금은 100엔을 900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900원 대도 깨졌었고요. 그래서인지 엔화 지금 살까?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투자해도 될까? 함께 고민하고 앞으로의 전망도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에투자할까

엔화가 떨어지는 이유

엔화 가치가 떨어진 건 원화와 비교해서뿐만 아니라 달러와 비교해서도 그렇습니다. 엔 달러 환율이 지금 140엔 정도 돼요. 1달러를 사는데 140엔은 줘야 한다는 이야기겠죠. 그런데 2년 전만 해도 1달러를 사는데 100엔만 주면 됐는데 이제는 140엔을 줘야 해요. 그만큼 엔화 가치가 많이 떨어진 거죠. 그러면 왜 이렇게 엔화 가치가 떨어졌냐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를 들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엔화환율
엔저 뉴스

첫 번째는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국들이 다들 금리를 올리고 풀었던 돈도 점점 줄이는 와중인데 일본만 여전히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요. 지난 16일에도 일본 중앙은행은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일본 은행 단기 금리가 마이너스 0.1% 인데 이걸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돈 맡기면 이자를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관비를 계속 받겠다는 거죠. 또 장기 금리에 해당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도 0%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만약에 일본 국채 가격이 더 내려가서 국채 금리가 오른다면 정부가 돈을 풀어서 국채를 사겠다. 그래서 금리를 다시 영으로 만들겠다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많이 나간 영향도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엔화 가치가 지금과는 달리 엄청 높았거든요. 엔화 가치가 높으면 달러로 물건을 사는 입장에서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니까 일본 기업들이 물건을 팔기가 어렵겠죠. 그래서 아예 공장을 해외에 지어서 물건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예전에는 일본 기업들이 이렇게 물건을 팔아서 번 달러를 일본으로 다시 들여와서 엔화로 바꿨어요. 그러면 엔화를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는 셈이니까 엔화 가치가 올라갔겠죠. 근데 엔화 가치가 꾸준히 계속 떨어지니까 기업들도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냥 일본으로 돈 들어가지 말고 그러니까 "엔화로 바꾸지 말고 달러를 가지고 있다가 해외에 재투자할까?" 이렇게 되면 엔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니까 엔화 가치도 아무리 수출이 잘 되더라도 예전보다 회복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당분간은 낮게 유지될 것 같다

일본여행 어디로갈까

일본 통화정책
일본 돈

환율 예측은 신의 영역이에요. 오늘도 '엔화 가치가 반등할 것 같다.'는 주장과 '아니다 지금처럼 엔화 가치가 계속 낮게 유지될 것 같다.'로 나뉩니다. 두 주장을 같이 한번 살펴볼게요.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보면 엔화 가치가 당분간은 낮게 유지될 것 같다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요. '일본 정부와 일본 중앙은행이 엔화 가치를 계속 낮게 유지하고 싶어 한다.'라는 거예요. 엔화 가치가 싸면 일본으로 자금이 밀려들어 갑니다. 당장 우리만 해도 "엔화가 이렇게 싸졌어! 그러면 같은 물건이라도 일본에 가서 사면 싸겠네." 혹은 "일본 여행 가면 좀 싸게 먹히겠네"라는 생각이 들잖아요. 일본 주식이 올해 들어서만 30% 오르고 일본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일본은 제조 인프라도 있고 기술력도 뛰어난데 예전에는 서비스 가격이나 인건비가 비싸서 투자를 망설였다고 하면, 이제는 일본에서 사업할 때 돈을 빌리면 금리도 낮고 일본 돈 가치도 떨어져 있고 하니까 외국인들이 투자를 늘리는 거죠. 그 결과가 어떻게 보면 일본 주식 시장 상승으로 나타난 거고요.

 

그러면 일본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게 일본에 무조건 좋은 건가? 하면 그건 아닙니다.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관광객도 많이 오고 수출도 잘되니까 그건 좋지만 해외에서 석유나 물건을 사 올 때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물가가 오르는 게 걱정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원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면 한국은행이 가지고 있던 달러를 시장에 풀어서라도 원화 가치를 방어하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일본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 오히려 좋아! 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물가가 안 올랐는데 이 정도는 그냥 눈 감자, 경기가 지금 굉장히 오랜만에 활성화되려고 하는데 찬물 끼얹지 말자는 쪽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돈을 푸는 쪽에서 돈을 거둬들이는 쪽으로 단기간에 방향을 틀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엔화 가치가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쪽의 논리입니다.

엔화 가치가 반등할 것 같다

일본무역수치
엔화와 전화기

물론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걸 일본 중앙은행이 언제까지 두고 볼 수는 없을 거라는 거죠. 엔저가 좋은 이유는 일본 입장에서 수출이 잘 돼서 그런 건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많이 빠져나가다 보니 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는 겁니다. 게다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일본은 원자력 발전 비중을 낮추려고 화력 발전 의존도를 굉장히 높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일본의 경제 구조가 원유나 석탄 가격에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점점 더 비싸게 에너지를 사 와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기업들 입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싸서 수출이 잘되는 것보다 에너지 수입 비용이 훨씬 비싸서 오히려 일본의 무역수지는 계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여기서 만약에 일본 물가까지 크게 올라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면 그동안은 "물가 좀 올라도 돼 성장이 우선이야"라고 생각했던 일본 중앙은행도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거죠.

엔화 투자방법

이렇게 엔화 방향에 대한 전망은 좀 갈리지만 그래도 "지금이 바닥 아니야." "투자할 때 아니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실 것 같아요. 엔화에 투자할 때 가장 간편한 방법은 환전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직접 환전해서 지폐로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외화 통장에 넣어둘 수도 있죠. 이 방법의 장점은 직관적이기도 하고, 만약에 환율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을 때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더 떨어져 버리면 그냥 "일본 여행 가서 쓴다."라고 생각하면 손해까지는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TIGER 일본엔선물

TIGER 일본엔선물 바로가기

ETF를 통해서 엔화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 엔화 가치에 투자할 수 있는 ETF는 국내 'TIGER 일본엔선물'이라는 게 있어요. ETF로 엔화에 투자하면 직접 환전할 때보다 수수료는 좀 낮을 순 있어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엔화를 환전할 때 수수료가 대략 1% 수준이라고 보면 ETF 총보수는 연 0.25 %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이 있습니다. 환차익에 대해서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환전을 하면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데 ETF는 국내 주식형이 아닌 모든 ETF에 대해서는 이익이 나면 15.4 %를 과세합니다. 그러니까 연금 계좌 같은 절세 계좌에서 투자하는 게 아니라면 ETF를 통해서 엔화에 투자하는 건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닙니다.

일본 주식과 일본 리츠

환헤지가 되지 않은 일본 주식이나 일본 리츠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일본 자산에 투자하는 수익률에 더해서 엔화 가치가 오른다면 환율 상승분까지 수익으로 가져갈 수가 있습니다. 다만 일본 엔화 가치가 높아진다고 하면, 외국인 자금이 일본 주식 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갈 수 있어서 엔화 가치가 오를 때 일본 주식은 약세로 돌아설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환율과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결국 제가 생각할 때 가장 마음 편한 엔화 투자는 그냥 직접 환전하는 거고 그게 아니라면 주식이나 리츠 같은 일본 자산에 투자하는 게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