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2004년 일본 지폐에는 어떤 인물의 초상이 있나

어느 나라의 지폐 속 모델을 보면 그 나라의 정체성과 추구하는 가치관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대만 지폐는 신해혁명으로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삼민주의를 주창한 손문과 그 후계자 장개석입니다. 중국의 지폐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산주의 혁명을 중국에 이식한 모택동입니다.

1984년 발행 지폐

본격적으로 일본 지폐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이웃 나라 일본의 지폐에는 어떤 인물들의 초상이 들어가 있는지 탐구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지폐는 2004년도에 발행된 것입니다. 종이돈 속 인물 탐구는 1984년 발행, 2004년 발행 순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1984년 발행된 종이돈에 들어있는 인물은 1000엔권에는 나쓰메 소세키, 5000엔권에는 니토베 이나조, 1만 엔권에는 후쿠자와 유키치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천엔권의 나쓰메 소세키는 1867년 도쿄에서 태어난 일본 최초의 근대 소설가이자 평론가, 영문학자입니다. 그는 일본 문학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의 대표작으로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명암' 등이 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근대 문학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사회적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여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영국에서 유학하며 영문학을 공부하였고, 이 경험은 그의 문학적 시각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소세키가 영어 소설을 번역할 때 보여준 창의적 접근은 주목할 만합니다. 예를 들어, 'I LOVE YOU'라는 문장을 일본어로 번역할 때, 그는 이를 '달이 참 예쁘네요'라고 번역했습니다. 당시 일본 사회에서는 직접적인 애정 표현이 어려운 시절이었기 때문에, 소세키는 이와 같은 간접적인 표현을 통해 사랑의 감정을 전하려 했습니다. 이 번역은 단순한 언어적 전환을 넘어,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창의적인 해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니토베 이나조

오천 엔권의 니토베 이나조는 1862년생으로 이와테현 모리오카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제국주의 시대의 농업경제학자이자 식민학자로서, 일제의 조선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사상과 행적은 일본 제국주의 정책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니토베는 특히 1931년 만주 침략 당시 이를 민족자결주의에 의한 국가 건설이라는 궤변으로 포장하여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국제 사회의 비판을 피하고자 한 일본의 전략적 선전의 일환이었습니다. 니토베는 이러한 논리를 통해 일본의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려 했으며, 이는 그의 저술과 강연에서 자주 드러났습니다. 동경제국대 교수 시절, 니토베는 강의실에 "식민지화는 문명을 전파하는 일이다"라는 표어를 걸어놓고 식민지학 강의를 했습니다. 그는 식민지화가 식민지 국민들에게 문명과 발전을 가져다주는 일이라고 주장하며, 제국주의적 정책을 옹호했습니다.

후쿠자와 유키치

만 엔권의 후쿠자와 유키치는 1835년생으로 규슈의 나카츠번에서 하급 무사의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에도와 메이지 시대의 계몽 사상가로, 봉건시대의 타파와 서구 문명의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후쿠자와는 일본이 아시아가 아니라는 탈아론을 내세웠으며, 케이오 대학의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일본의 근대화를 제시한 '문명론의 개략'과 국민의 계몽과 교육을 주장한 '학문의 권장' 등이 있습니다. 그는 일본의 근대화와 서구화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러한 사상을 통해 일본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1884년 조선에서 갑신정변이 일어났을 때 후쿠자와는 일본에서 김옥균을 후원했다고 합니다. 그의 정치적 영향력과 국제적 활동을 보여주는 사례로, 당시 일본의 외교와 정치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합니다.

2004년 디자인 변경 지폐

1984년 발행 이후 20년 후인 2004년에 디자인 변경이 되었는데, 2004년 발행된 종이돈은 1000엔권에는 노구치 히데요, 5000엔권에는 히구치 이치요, 1만 엔권에는 1984년 발행된 만 엔권을 그대로 사용해 후쿠자와 유키치가 선택되었습니다.

노구치 히데요

천엔권의 노구치 히데요는 1876년에 후쿠시마현에서 태어났으며, 일본의 저명한 세균 학자입니다. 어린 시절 그는 큰 화상을 입어 손가락 두 개가 붙는 고통을 겪었으나, 이러한 역경을 극복하고 20세에 의사 면허를 취득했습니다. 그러나 의사로서의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환자들이 그의 외모와 장애를 이유로 기피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그는 결국 세균학과 병리학에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노구치는 새로운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내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후, 록펠러 의학연구소에서 연구를 계속했습니다. 그의 연구는 매우 뛰어나 노벨 의학상 후보에 7차례나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노구치 히데요의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는 황열병이었습니다. 이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밝히기 위해 그는 아프리카로 떠났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는 자신이 연구하던 황열병에 감염되고 말았고, 결국 이 병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삶은 끊임없는 도전과 헌신의 연속이었으며, 그의 연구는 현대 의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히구치 이치요

5천 엔권의 히구치 이치요는 1872년에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일본의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여류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하급 무사의 집안에서 태어나 폐결핵으로 24살에 세상을 떠나는 짧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이치요는 어려운 경제적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글쓰기를 계속했고, 그 결과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로 복고적 시대의 풍조를 담은 작품들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그녀의 작품에는 서정성과 감수성이 넘치며, 일본 사회의 다양한 층위와 문화를 다룬 것으로 유명합니다. 히구치 이치요의 대표작으로는 '키재기', '탁류' 등 22편의 소설이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그의 예리한 관찰력과 예술적 재능을 보여주며, 일본 근대문학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상 일본의 지폐 속 인물을 탐구해 보았습니다. 인물들의 면면을 보니 대부분 에도시대 말기, 메이지 시대 인물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이웃 나라 일본 종이돈의 실제 인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2024년 7월에 새롭게 디자인되어 발행하는 종이돈에는 또 어떤 인물이 선정되었는지 다음 글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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