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 텍사스공장 가동 예정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이어 미국 정부가 강력한 탄소배출 규제까지 내놓았는데요. 미국에서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 전기차 보급에 발맞춰 빠르게 충전 인프라를 뒷받침해서 늘려야겠죠.

북미 지역 급속충전 1위 SK시그넷

배터리 시장에서는 한국이 굉장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충전 인프라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북미 지역에서 급속충전 1위 기업은 우리나라의 (주) SK의 자회사인 SK시그넷입니다. 전기차 충전기는 충전 속도에 따라 초급속, 급속, 완속으로 나누는데요, SK시그넷은 공공기관과 고속도로에서 사용되는 초급속 충전기를 중심으로 충전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이 충전기를 미국의 1위 충전소 사업자인 일렉트릭파이 아메리카와 이브이고(EVgo) 등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SK시그넷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북미 지역을 기준으로 약 40% 수준이며 미국에서 1위 사업자입니다. 주력 제품인 350kW급 충전기는 단 18분이면 모두 충전이 되고 최소 400km를 달릴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한 기업을 보면 ABB, 트리티움, BTC, 국내 회사인 중앙제어, 에어채비 등 많은 회사가 있지만 현재로선 SK시그넷이 상당한 인프라를 구축하여 경쟁 우위에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이며 통계입니다.

지난해 매출 2배 상승

SK시그넷은 SK가 2021년에 인수합병(M&A)을 통해 사들인 회사입니다. 불과 1년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껑충 뛰었는데요.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온을 중심으로 분리막, 동박 등 핵심 소재부터 충전기까지 인수합병을 통해 전기차 관련 공급망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SK시그넷도 그중 하나입니다. SK는 급속도로 발전할 충전기 분야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2년 전 3,000억 원을 들여 시그넷이브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사명을 바꿨습니다. SK시그넷은 SK 자회사로 편입된 뒤부터 눈에 띄는 성장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난해만 매출 1600억 원을 기록했는데 2021년 800억 원보다 2배 이상 오른 수치입니다. 영업이익은 35억 원으로, 전년도 23억 원보다 50% 증가했습니다.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 덕분인데요. 지난해 5,300기를 생산했는데, 2021년보다 1,300대 이상 늘었습니다. 충전기 시장의 빠르고 높은 성장에 그룹의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이 영향을 미쳤는데요. SK는 SK시그넷을 인수하자마자 미국 현지에 생산 기지를 신설하기로 결정하였으며 그룹 내 핵심 인력도 대거 지원했습니다. 일례로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 SK시그넷 북미법인 대표를 동석시켰던 건 그룹 내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K시그넷 올해 목표

SK시그넷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3,400억 원으로 올려 잡았습니다.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지난주 2023년까지 전기차를 67% 늘리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충전 인프라 시장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는데요. 전기차가 보편화되려면 먼저 언제 어디서든 충전을 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자동차 기름이 떨어졌을 때 주유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과 같은 개념인 거죠. 미국 내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현실인데요, 미국 정부가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려면 충전 인프라도 동시에 갖춰야 해서 SK시그넷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리한 상황입니다. 다만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SK시그넷이 혜택을 직접 받는 건 아닙니다.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는 건 일렉트릭파이 아메리카와 같은 충전소 사업자이며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고속도로 50마일마다 충전소를 세우고 미국산 철강 제품으로 현지에서 제조한 충전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이런 미국 현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조사는 현재로선 SK시그넷이 유일하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미국생산기지 가동

SK시그넷은 미국 현지 생산기지가 있나요? SK시그넷은 전남 영광에 연간 1 만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올해 6월부터는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신규 공장을 새롭게 가동할 예정입니다. 국내 기업이 미국 현지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기지를 구축한 건 SK가 처음인데요 미국의 네비(NEVI) 프로그램 등을 대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올해 CES에서 선보이기도 했던 신제품인 V2, 40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미국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이 1 만기인 점을 감안하면 SK시그넷의 연간 총 생산능력은 총 2 만기로 늘어나게 됩니다. 향후 추가 증축까지 해서 최대 3 만기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