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 공유를 허용하며 전 세계 가입자를 모집했던 넷플릭스가 올해 들어 빠르게 태세를 전환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홈페이지에 공유에 관한 안내문이 있었는데요. '넷플릭스 계정은 한 가구 내에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만 계정을 공유하라는 안내였습니다.
넷플릭스 4명까지 계정공유
넷플릭스는 프리미엄 멤버십에 가입하면 4명까지는 동시접속 등 계정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는데요.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면 17000원인 구독료를 나눠 낼 수 있다 보니 비교적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죠.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같은 OTT 이용자 90% 정도가 계정을 공유해서 사용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중에는 모르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한 사람도 무려 절반이 넘었습니다. 계정 공유를 중개해 수익을 챙기는 업체도 생겼죠. 아무튼 앞으로는 자유롭게 계정을 공유하는 건 힘들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안내문
안내문에는 구체적인 공유 제한 방법까지 설명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기본 위치가 있고 이 기본 위치에서 사용하는 네트워크에 대략 한 달에 한 번씩 접속해 콘텐츠를 시청해줘야 한다는 건데요. 기한 내에 접속하지 못하면 접속을 차단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메인 계정과 동일한 위치라고 하는 건 이제는 같은 집에 살고 있지 않은 한 더 이상 공유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인해 다른 위치에서 넷플릭스를 접속할 경우에 임시 액세스 코드를 요청하는 등 불편함이 예상됩니다.
물론 직장이나 학교 등 넷플릭스를 같이 공유하는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같은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넷플릭스의 이번 조치에도 공유를 계속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일각에서 해결 방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VPN을 통해 위치를 바꾸는 방법 역시 동일한 위치로 만든다 해도 각 계정이 동일 아이피를 받을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안이 딱히 없는 상태입니다. 솔직히 넷플릭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렇게까지 칼을 빼 든 상태라면 추가 비용 없이 넷플릭스를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공유하는 건 이제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 비판이 거세지자 넷플릭스는 안내문에 있던 구체적인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제한
지난 실적 발표 당시 1분기 후반에 유료 공유 기능을 더욱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는데 현재로서는 계정 공유 제한 계획에는 변함이 없지만 언제 어떻게 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쨌든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제한한다고 밝혔으니 구체적인 제한 방법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나마 삭제된 안내문과 해외 사례를 통해 추측은 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페루와 칠레 등 남미 국가에서는 이미 한집에 사는 구성원과 계정을 공유해야 하는데요. 다만 위치가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려면 1인당 2~3달러를 추가로 내야 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인원도 최대 2명까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들도 공유 요금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구독을 취소하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다른 가구 사람들과 계정을 공유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본격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는 23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가구 외 사람들과 서비스를 공유하고 있는 이용자들에게 오늘부터 메일을 보낼 예정”이라며 “계정이 등록된 기기를 재확인하고, 권한이 없다면 삭제하길 권장한다”고 공지했으며 계정 비밀번호 변경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이용자들과 계정을 함께 쓰려면, 새 멤버십 프로필 이전과 월 7.99달러(약 1만554원)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고 알렸습니다.
OTT 시장은 성숙기
넷플릭스는 왜 굳이 계정 공유를 제한하는 걸까요? 이에 대해 콘텐츠에 자신감이 있으니까 고객 이탈이 발생해도 기본적인 충성 고객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초반에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 인하라든지 계정공유 등 고객 친화적인 정책을 쓰지만 성숙기로 진입하면서 더 이상 신규고객이 확보되기 힘든 상황이라 진짜 고객을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을 변경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OTT 충성고객
실제로 지난해 조사에서 OTT 구독료가 10% 인상되더라도 구독을 지속하겠다는 응답은 51%로 다른 OTT로 이동하겠다는 응답보다 13% 많았습니다. 특히 이런 충성도는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OTT가 국내 OTT에 비해 높게 나왔습니다.
이동통신사 넷플릭스 결합 상품
이동통신사에는 넷플릭스와 결합한 요금제가 있습니다. 이동 통신회사 상품 중 KT와 LGU+ 통신사의 경우 넷플릭스와 인터넷을 결합한 상품이 있습니다. 이 결합 상품을 활용하게 되면 기존의 넷플릭스만 결제하고 사용했던 것에 비해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연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제한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역사에 남을 악수가 될지 새로운 OTT 플랫폼 공유 금지의 선구자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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