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9급 공무원부터 5급 공무원까지 호칭과 대략적으로 승진에 드는 년수를 알아보았는데요. 이어서 이번 글에서는 4급 공무원부터 1급 공무원까지 호칭과 업무 및 특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고위 공무원은 몇 급부터를 이야기하는지 글을 읽어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4급 서기관
행정고시를 통해 사무관으로 임용되었다고 해도 10년 정도가 지나야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할 수 있습니다. 7급 출신들의 승진 상한선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9급은 4급을 달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경찰청을 예로 들면, 경찰서 서장이 4급에 해당되고 소규모 군 단위 지방의 부군수 정도가 4급 대우를 받게 되니 대다수 공무원들에게는 사실상 꿈의 직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중앙부처 내에서 4급으로 승진하게 되면 과장 자리를 놀릴 수 있는데요. 공무원 사회에서 과장이란 사기업의 부장, 처장에 해당됩니다. 공무원 조직 체계는 실, 국, 과, 팀 순으로 이루어져 있거든요. 과장이란 자신의 아래 세네 개 팀을 합친 말 그대로 해당 과의 수장인 겁니다.
요즘은 인사 적체 등의 이유로 4급이어도 바로 과장을 달지 못하고 계속 팀장으로 있게 됩니다만 어쨌거나 연차가 쌓여서 과장을 달게 되는 순간부터는 실질적인 관리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본인이 담당하는 분야에서 국가의 제도를 손보고 정책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힘 있는 자리이자 공무원 사회 안팎으로 출세했다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별도의 방이 있지는 않지만 칸막이에 둘러싸여 크고 넓은 자리에서 근무하니 환경도 쾌적해지죠. 행운이 따를 경우 자신이 속한 부처 산하 소규모 공공기관의 임원급(이사)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기니까 공무원 사회에서 상당히 높은 자리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3급 부이사관
3급은 부이사관입니다. 사실상 행시 합격자들이 독점하기 시작하는 직급입니다. 가뭄에 콩 나듯 7급 출신들이 보이긴 합니다만 행시 출신들도 보통 20년은 걸려야 도달할 수 있는 높은 직급입니다. 3급 위로부터는 국가에서 별도로 관리하기 시작하는데 고위 공무원단, 즉 고공단으로 분류가 되며 국가 중요 인재로 여겨집니다. 우리나라 100만 명의 국가 공무원 가운데 고공단으로 분류되는 인원은 약 1500명으로서 상위 0.1에서 0.2%에 해당되는 명예로운 자리입니다. 다만 3급으로 승진되자마자 고공단에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공단에 포함되지 않는 비고공단 3급과 고공단에 포함되는 3급으로 구분되는데요. 3급이지만 여전히 과장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비고공단 부이사관이고, 3급이면서 고공단 교육을 수료한 후 과장 위 국장급 직위를 맡게 되는 공무원부터 고공단 부이사관에 해당됩니다. 국장부터는 공무원 사회의 정점에 가까운 직위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정책국장이라고 한다면, 과장을 보태서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금융정책의 리더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하고요. 본인의 판단이 곧 국가의 정책 결정으로 직결될 수 있는 자리입니다. 흔히 국장 자리는 공무원의 꽃이라고 불리거든요. 별도의 사무실이 주어지고 본인이 관할하는 국내에 공무원 1명이 국장 비서 역할을 겸하게 됩니다. 가끔씩 뉴스에서 우리나라와 외국 간의 한미 국장급 실무회의를 개최했다는 소식을 접하듯이 국가를 대표하여 외국 대표단과 국가 간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높은 자리이기도 합니다.
2급 이사관
2급은 이사관이며 고공단 '나'급에 해당됩니다. 이 직급에 해당되는 공무원은 중앙부처 국장을 역임하게 되는데, 민간기업으로 치면 상무 또는 이사에 해당되는 위치이고 공공기관에 낙하산으로 꽂힐 경우 본부장 또는 사장으로 갈 수 있는 위치입니다. 경찰청으로 치면 10만 명이 넘는 전국 경찰관들 중 NO3에 해당되는 직이니까 정말 높은 자리인 걸 직관적으로 알 수 있죠.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국내 대규모 행사에서 VIP를 참석하여 환영사, 축사, 인사말 등을 자주 할 수 있는 자리이며 간혹 가다 밑에 속한 공무원들을 과도한 의전에 신경 쓰게 만드는 직급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국장에게 주어진 권한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정책 결정에 있어 본인의 판단이 국가의 판단일 수도 있는 만큼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많은 것을 현실화할 수 있는 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1급 관리관
1급은 관리관이자 고공단 '가'급에 해당됩니다. 국장 위에 실장을 맡게 된 자리인데요. 이제는 다 올라왔습니다. 남은 건 차관, 장관밖에 없어요. 사기업으로 치면 전무, 부사장, 등기이사에 해당되는 자리입니다. 흔히들 국장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는데요. 실장은 신의 은총이라고 합니다. 내 의지와 능력만으로는 감히 올라갈 수 없는 거죠. 국장에서 실장으로 승진하는 기간은 약 5년 정도로써 행시를 패스했어도 대부분 50대 중반이 넘어서야 이 자리에 올라옵니다. 물론 행시를 패스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실장을 못 달고 커리어를 마감하죠. 산업통상자원부를 예로 들면, 본인의 공직 커리어에서 에너지, 산업, 통상, 무역 등 각 분야를 모두 돌면서 월등한 성과를 얻어내야 도달할까 말까 한 직급입니다. 한마디로 행정 공무원 사회에서 정점인 거죠.
경찰청을 예로 들면, 차관급인 경찰청장 바로 밑에 경찰청 차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 경찰 대학장이 1급에 해당되는데요. 장·차관 바로 밑에서 그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장관의 조직 장악력이 떨어질 때면 1급들이 부처를 리드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큰 자리입니다. 새로운 정책을 밀면서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을 제 집보다 더 자주 방문해야 되고요. 멀게만 느껴졌던 청와대가 어느 순간 코앞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고 청와대와 국회뿐만 아니라 다른 중앙 부처와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타협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퇴직 후 산하 공공기관 낙하산으로 꽂히게 되면 99%의 확률로 기관장이 되고요. 관운이 따를 경우 차관으로 올라가는 행운을 얻기도 합니다만 사실상 이때부터는 파리 목숨인지라 앞날을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치권의 눈을 피할 수 없는 자리이기 때문에 고향이나 학교 등 출신 성분도 따지게 되고요. 정책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입니다. 위에서 옷을 벗으라고 해도 군말 없이 물러나야 하는 입장인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세계에 정점을 찍고 퇴직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굉장한 자랑거리이자 비교할 수 없는 명예를 갖게 되는 것이겠죠.
이상으로 9급부터 1급까지 중앙부처 공무원의 직급 체계를 알아보았습니다. 계급이라는 것은 특성상 고고익선이 좋아 보이기는 하여도 결국 자신의 위치에서 절제하며 노력하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명예롭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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