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과자 양이 전보 다 줄어든 것 같다. 또는 아이스크림이 원래 이렇게 작았었나? 하는 생각 해본 적 있으시죠. 그런데 이게 기분 탓이 아니라 진짜로 줄어든 게 맞습니다. 경제 위기 때마다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큰 상승 폭의 물가지수
최근 한두 달 사이 초콜릿바의 중량은 기존 50그램에서 45그램으로 10% 줄어들었고요. 오징어 맛 과자는 83그램에서 78그램으로, 떠먹는 토핑 요구르트는 143그램으로 각각 5그램씩 줄어들었습니다. 가격은 기존과 동일한데 왜 이럴까요? 이러한 현상을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요.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입니다. 계속해서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기업들이 내놓은 일종의 묘책이라고 해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로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이라고도 불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가공식품 조사 대상 품목으로 지정된 73개 중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품목은 70개로 전체 품목에서 96%에 달했는데요. 전체 가공식품의 물가지수는 전년보다 9.5% 오르면서 약 13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으로 치솓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해서 가격을 올려버리면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 올리지 않고 양 줄이기
일단 물가가 계속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거기에 대해서 불만이나 저항감이 굉장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책으로 상품의 가격은 올리지 않으면서 상품의 양을 줄이는 이러한 슈링크플레이션을 기업들이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때 소비자들이 쉽게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포장 모양을 아예 바꾸거나 눈길을 끄는 밝고 새로운 라벨을 붙이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해도 포장지에 무게나 부피만 정확하게 표기하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반찬 가짓수를 줄이거나 재료 원산지를 바꾸는 것도 다 슈링크플레이션에 해당하는데요. 그런데 사실 이런 현상은 이번에 처음 생겨난 현상은 아니고요. 경제 위기 때마다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과도한 포장
대표적인 게 이른바 질소 과자입니다. 풍선처럼 팽팽하게 부풀어 있는 과자 봉지 그러나 뜯어보면 안에 들어있는 과자는 포장 상태의 봉지 크기를 생각하면 이거 속은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적은 양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자를 개봉하면 양이 너무 적어서 좀 허무한 기분이 들고 가격이 내용량에 비해 비싼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죠. 이를 두고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준다고 하는 우스갯소리도 생겨났었죠. 심지어 지난 2014년에는 대학생들이 질소 과자 160여 개로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건너면서 업계 상술을 비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제품을 이중, 삼중으로 포장해 내용물이 많아 보이게 하는 상술도 성행했는데요. 겉 포장과 속포장, 낱개 포장까지 삼중으로 포장된 과자들은 부피의 60% 정도가 빈 공간으로 수북한 포장 쓰레기를 남깁니다.
다양한 슈링크플레이션
제품의 크기를 훨씬 뛰어넘는 포장 상자, 심지어는 상자 절반을 완충재로 채우기까지, 보기만 해도 너무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시간이 흘러 다시 한번 전 세계가 높은 물가에 휘청이면서 해외에서도 이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선 원래 한 두루마리당 425칸 들어있던 화장지가 320칸으로 줄어들었고, 약 950밀리리터이던 음료수는 약 830밀리리터로 줄어들었습니다. 캐나다에선 한 소비자가 견과류 바 2개의 무게를 비교하는 영상을 올려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무리
그렇지만 이러한 기업들의 꼼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땐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데요.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의 저항감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나중에 양이 줄였다는 걸 소비자가 알게 되면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되는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보면 더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러한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이 당분간 계속될 수도 있다는데요. 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탈이 나는 만큼 더 이상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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